"심부전, 암 위험 높아질 수도"

심부전(heart failure) 환자는 암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 또는 기능 이상으로 심장의 좌심방에서 혈액을 받아 이를 전신에 펌프질해 내보내는 좌심실 기능에 이상이 생겨 체내의 모든 기관과 조직에 대한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다.

독일 킬 대학(Christian Albrecht University of Kiel) 의대 심장 전문의 마르크 뤼데 교수 연구팀이 전국 질병 분석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심부전 환자 10만124명과 같은 수의 정상인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진행한 동일집단(코호트)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9일 보도했다.

연구 시작 땐 물론 암 환자가 한 명도 없었다.

연구팀은 성별, 연령, 비만, 당뇨병 등 개개인이 지니고 있는 조건의 비율이 두 집단 간에 비슷하게 매치(match)되도록 했다.

평균 연령은 72.6세, 여성의 비율은 54%였다.

전체적으로 심부전 그룹은 암 발생률이 25.7%로 심부전이 없는 대조군의 16.2%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남녀별로는 심부전 남성은 암 발생률이 28.6%, 심부전이 없는 남성은 18.8%로 나타났다.

심부전 여성은 암 발생률이 23.2%, 심부전이 없는 여성은 13.8%였다.

심부전과 연관된 암 위험을 암 종류별로 보면 구순암(lip cancer), 구강암, 인두암(pharynx cancer)이 가장 높고 이어 호흡기관 암, 여성 생식기암, 피부암, 림프종, 소화관암, 유방암, 요관암(urinary tract cancer), 남성 생식기암 순이었다.

이는 심부전과 암 위험 증가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고장 난 심장에서 분비되는 인자(factor)들이 종양의 성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심부전과 암은 비만, 당뇨병 같은 위험요인들을 공유하고 있지만 이러한 요인들은 분석에 반영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다만 흡연, 음주, 운동에 관한 정보는 없어서 분석에 반영되지 않았다.

심부전과 암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이처럼 적지 않은 만큼 심부전 환자는 심장 전문의와 종양 전문의의 협진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화상 학술회의에서 발표되는 동시에 ESC 학술지 '심부전(Heart Failure)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