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헌 4 vs 헌법불합치 5…정족수 모자라 합헌 결론
'법인의 안경업소 개설 금지' 조항…가까스로 합헌

안경사 면허를 가진 개인만이 안경업소를 개설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률 조항이 간신히 합헌 결정을 받았다.

헌법재판소는 서울중앙지법이 제청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의료기사법) 제12조 제1항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에서 재판관 4(합헌)대5(헌법불합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헌법불합치 의견이 합헌 의견보다 많았지만,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결정 정족수인 6명에는 미치지 못해 합헌으로 결론 난 것이다.

의료기사법 제12조 제1항에는 안경사가 아니면 안경을 조제하거나 안경·콘택트렌즈의 판매업소를 개설할 수 없다고 규정돼있다.

정부는 이 조항에 따라 법인은 안경업소를 열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안경테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허모씨는 2011년 8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안경사인 이모씨 등의 명의를 빌려 안경원 9곳을 개설했다.

검찰은 허씨가 사실상 법인을 통해 안경원을 개설해 의료기사법을 위반했다며 허씨와 허씨의 법인을 기소했고, 1심은 허씨와 허씨가 설립한 법인에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천만원을 선고했다.

허씨는 항소심에서 "해당 법 조항은 안경사들로 구성된 법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 안경사 개인의 법인 안경원 개설이라는 직업 수행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위헌법률 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헌재는 이번 사건을 놓고 공개 변론까지 열면서 법인 형태의 안경업소 개설을 금지한 조항이 헌법에 어긋났는지 따졌다.

헌재는 "안경사들은 협동조합·가맹점 가입 등으로 조직화·대형화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눈과 관련된 국민건강과 소비자 후생은 부작용이 발생하면 회복하기 어려워 심판대상 조항으로 달성되는 공익이 제한되는 사익보다 더 크다"며 합헌으로 결론 내렸다.

이어 "법인 안경업소가 허용되면 영리 추구를 위해 무면허자가 안경 조제·판매를 하거나 소비자에게 과잉비용을 청구하는 등의 일탈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고용 안경사의 책임감이나 윤리성 등이 감소해 서비스 질이 하락하는 결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반면 유남석·이석태·이영진·김기영·문형배 재판관은 "지나친 영리 추구에 따른 폐해나 무면허자에 의한 안경 조제·판매와 같은 우려는 안경업소의 개설 주체가 법인인지 자연인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경사들로만 구성된 법인 형태의 안경업소 개설까지 허용하지 않는 것은 직업의 자유에 대한 필요 이상의 제한으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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