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치매 실험신약 도나네맙 연내 FDA에 승인 신청

미국 일라이 릴리(Eli Lilly) 제약회사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실험신약 도나네맙(donanemab)이 치매 진행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2상 임상시험에서 나타나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릴리 사는 도나네맙이 FDA로부터 '혁신 치료제 지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을 받았으며 금년 안에 도나네맙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AP 통신이 26일 전했다.

'혁신 치료법 지정'은 기존의 치료법보다 효능이 개선된 약에 대해 개발과 심사를 빨리 진행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릴리 사는 도나네맙이 2상 임상시험에서 초기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를 지연시키고 이들의 일상생활을 개선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면서 앞으로 2~3개월 안에 FDA에 신약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릴리 사는 이와 함께 규모가 큰 3상 임상시험을 통해 도나네맙의 효과를 검증할 예정이다.

3상 임상시험 대상자 등록은 연말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3상 임상시험은 18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도나네맙은 2상 임상시험에서 초기 치매의 진행을 지연시키고 뇌 신경세포의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소멸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 공간에 있는 표면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 단백질이 잘못 접혀 응집(plaque)되거나 엉키면서(tangle) 신경세포를 죽이는 독성 단백질로 변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나네맙의 2상 임상시험은 뇌 촬영을 통해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상당히 많이 발견되고 증상이 가볍거나 중등도(moderate)인 치매 환자 272명을 대상으로 2년에 걸쳐 진행됐다.

이들 중 일부에게는 4주에 한 번씩 도나네맙이 주사로 투여되고 나머지에는 위약이 투여됐다.

그 결과 도나네맙 그룹은 사고력, 일상생활 수행 능력 등 치매 증상이 악화되는 속도가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보다 32%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나네맙 그룹은 6~12개월 후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사라지고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불과 몇 주 전 FDA는 바이오젠 제약회사의 치매 신약 애듀헬름(Aduhelm)을 신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 절차를 통해 판매 승인했다.

치매 신약이 승인되기는 거의 20년 만에 처음이다.

한편 바이오젠 사는 일본의 에자이 제약회사와 함께 개발한 또 다른 치매 실험 신약 레카네맙(lecanemab)이 FDA로부터 '혁신적 치료법 지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언제쯤 신약 승인을 신청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