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정체' 아암대로 고잔TG∼송도IC 구간 교통시설 개선
터졌다 하면 대형 교통사고…인천 '악마의 구간' 대책 고심
인천 아암대로 구간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면서 인천시와 인천경찰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17일 연수구 동춘동 송도지하차도에서 4중 추돌사고로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경찰과 사고 예방 대책과 교통시설 개선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사고 당시 트레일러 운전자 A(46)씨는 차들이 밀려 도로가 정체된 상황을 뒤늦게 인지했다가 앞서가던 쏘렌토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50대 형제가 탑승한 쏘렌토 차량은 2대의 트레일러 사이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으며 운전자인 형이 숨지고 동승한 동생이 크게 다쳤다.

제3경인고속도로 고잔TG와 제2경인고속도로 송도IC로 이어지는 6.6㎞ 길이의 아암대로 구간은 상습 정체 구역으로 악명이 높다.

이 구간은 송도국제도시 안팎으로 통하는 길목 역할을 하는 동시에 타시도에서 인천항과 남동공단 등지를 오가는 화물차 동선에 포함돼 전체적인 교통량이 많다.

지난해 인천시가 실시한 '2020 도시교통 기초조사'에서 인천 지역 50개 일반 도로구간 중 고잔TG 서측 구간의 하루 교통량은 15만1천927대로 가장 많았다.

이곳은 중·대형 화물차와 트레일러의 통행량이 많은 구간이기도 하다.

송도지하차도와 인접한 외암도사거리의 경우 일일 화물차 통행량은 중형 2천71대, 대형 2천894대, 트레일러 1천261대 등 총 6천226대로 연수구 내 다른 교차로와 비교하면 최대 2배에 달하는 교통량이다.

터졌다 하면 대형 교통사고…인천 '악마의 구간' 대책 고심
경찰 관계자는 "특히 1㎞ 간격으로 위치한 송도지하차도와 동춘지하차도는 정체 시 사고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곳 아암대로 구간은 차량 제한 속도가 시속 80㎞로 비교적 높아 지하차도 내에서 갑작스러운 정체가 나타날 경우 차량 간 추돌 위험성이 크다.

2019년 12월 동춘지하차도에서는 B(52)씨가 몰던 트레일러가 앞서가던 다른 트레일러를 들이받으며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해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당시 차량 정체가 심한 도로에서 B씨의 트레일러가 속도를 줄이지 못해 사고를 낸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해당 구간은 차량 우회나 합류 구간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교통 혼잡을 유발하고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도 받는다.

지난해 11월 동춘지하차도 인근에서 20t급 화물차와 모닝 승용차 등 차량 3대가 잇따라 충돌해 60대 모닝 차량 운전자가 숨졌다.

화물차는 무리하게 차로를 변경하다가 모닝 승용차를 들이받았고, 사고 충격으로 다른 화물차까지 들이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와 인천경찰청은 이처럼 대형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는 아암도로에서 사고 예방을 위해 시설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경찰은 최근 그루빙(grooving) 공법을 활용해 도로 표면에 일정한 홈을 형성해 서행을 유도하고, 제동 거리를 단축하는 방안을 시에 요청했다.

또 지하차도 내 조도를 높여 충분한 시야를 확보하고 안전 사이렌 등을 설치해 졸음운전이나 과속 운전을 방지해달라고도 건의했다.

시와 경찰은 이 외에도 과속 차량에 대한 현장 단속과 주기적인 안전 지도를 통해 아암대로 구간 사고 예방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경찰과 협의한 내용을 토대로 교통 시설 개선에 나설 예정"이라며 "신규 시설물 설치가 가능한 지 여부를 우선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터졌다 하면 대형 교통사고…인천 '악마의 구간' 대책 고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