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계속된 원격수업으로 자녀들의 학력 저하를 우려한 서울의 초·중·고교 학부모들이 올해 사교육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사교육 의존도를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서울교육청의 ‘서울시 초·중·고교 학부모의 가정 내 원격교육 대응 현황 및 자녀의 학습 실태 조사’ 연구용역 보고서(연구책임자 장원호 서울시립대 교수)가 내린 결론이다. 조사 대상은 서울 초·중·고교 학부모 891명이다.

영어 과목에 대한 초등학교 3~6학년의 평균 사교육 개수는 코로나19 발생 전 평균 0.88개였으나 지난해 0.89개, 올해 3~4월 0.96개로 증가했다. 수학은 0.72개→0.73개→0.80개였다. 국어는 코로나19 사태 전 0.51개에서 지난해 0.47개로 줄었다가 올해 3~4월에는 0.54개로 늘어났다.

중학교 1~3학년은 국어 평균 사교육 개수가 코로나19 이전 0.56개에서 지난해 0.60개, 올해 0.69개로 점증했다. 영어는 1.07개→1.03개→1.06개, 수학은 1.00개→1.00개→1.04개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1~3학년은 국어 평균 사교육 개수가 코로나19 이전 0.59개에서 작년 0.60개로 늘었고, 올해에는 다시 0.63개로 불어났다. 영어는 0.89개→0.88개→0.93개, 수학은 0.96개→0.90개→0.97개로 변화했다.

보고서는 “학년과 과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국어·영어·수학 교과목은 학생들이 받는 사교육 평균 개수가 감소했다가 올 들어 다시 증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학원 폐쇄 조치로 원격(온라인)수업에 의존하다가 자녀의 학력수준이 낮아질 것을 우려해 올해 사교육 개수를 늘려 집중 투자하고 있음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사회와 과학 과목의 사교육 평균 개수가 지난해와 올해 계속 증가한 점을 특이점으로 꼽았다. 초등학교 3~6학년의 사회 과목 평균 사교육 개수는 코로나19 발생 전 0.22개였으나 지난해 0.24개, 올해 3~4월에는 0.25개로 늘었다.

고등학교 1~3학년의 과학 평균 사교육 개수는 0.36개→0.39개→0.41개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사회나 과학은 과거 학교 수업으로도 시험 등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지만 원격수업만으로는 다소 부족해 국·영·수가 아닌데도 사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가정의 사교육 비용도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비해 초·중·고 모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교 3~6학년 자녀를 둔 가정의 월평균 사교육 비용은 코로나19 발생 전 52.2만원이었으나 지난해 47.8만원으로 줄었다가 올해 3~4월엔 56.4만원으로 반등했다.

중학교 1~3학년 가정은 62.7만원→60.4만원→63.3만원으로 변화했다. 고등학교 1~3학년 가정은 64.6만원→67.9만원→74.1만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계속해서 사교육 비용을 늘려왔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