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이 인감·신분증 빌려 가더니 차명 회사 만들어"
'라임 자산운용(라임) 사태'와 관련된 로비·횡령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주변 지인들의 명의를 빌려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김 전 회장의 지인 A씨는 2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회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봉현 요청으로 인감도장과 인감 증명서, 주민등록증을 퀵서비스로 건네줬다"고 진술했다.

A씨는 "교회를 다니면서 김봉현을 알게 됐고, 독실한 신자라고 생각해 신뢰했다"며 "쓸 곳이 있다면서 인감 등을 요구하기에 대가 없이 빌려줬다"고 증언했다.

김 전 회장은 이렇게 빌린 A씨의 명의를 이용해 페이퍼 컴퍼니를 세우고, 이곳을 통해 수원여객 자금 수십억원을 빼돌려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내 명의로 법인이 만들어지고, 내가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는 것은 경찰 조사가 시작되고 난 후에야 알게 됐다"며 "회사 법인 계좌를 통해 돈이 입출금된 사실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의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리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19년 12월 자신의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잠적해 5개월 동안 도피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4월 체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