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해방일에 당시 음식 배식하고, 유니폼에 히브리어 역방향 표기
인종화합 취지는 좋았으나…이케아·아디다스, 미국서 구설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일부 글로벌 기업이 지난 19일 미국 노예해방일에 즈음해 인종 화합의 뜻을 전달하려다 오히려 물의를 빚어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23일(현지시간) 지역방송 CBS46에 따르면 가구업체 이케아의 애틀랜타 매장 측은 "노예해방일 '준틴스'(Juneteenth)를 기념하겠다"며 매장 내 식당 메뉴를 프라이드치킨, 수박, 그리고 케일의 일종인 콜라드 그린으로 정했다고 지난 18일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통보했다.

이들 음식은 흑인들이 즐겨 먹는 '소울 푸드'(soul food)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매장 흑인 직원 다수는 이런 메뉴 선정이 인종적으로 무감각하고 무지한 것이라며 분노했다.

익명을 요구한 직원은 "흑인 노예해방을 기념한다면서 프라이드치킨과 수박을 대접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들 음식은 노예 시절 가난한 흑인들이 어쩔 수 없이 먹었기 때문에 전통요리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매장에서는 노예해방일 당일 직원 33명이 메뉴 선정에 항의해 조퇴했으며, 상당수 직원이 매장 담당자에게 항의 메일을 보냈다.

고객들 역시 "흑인 직원들을 모욕하는 메뉴 선정에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담당자는 "부적절한 메뉴 선정이었다"며 사과한 후 메뉴를 변경했다.

한편 스포츠용품 업체 아디다스는 애틀랜타 연고 프로축구팀인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에 히브리어를 잘못 표기한 데 대해 23일 사과했다고 현지언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이 보도했다.

아디다스는 지난 17일 애틀랜타 유나이티드를 위한 한정판 유니폼 '화합의 키트'(Unity Kit)를 발표했다.

1960년대 미국 민권운동의 중심지인 애틀랜타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유니폼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13가지 메시지가 11개 국어로 새겨져 있다.

그러나 유니폼 발표 후 팬들 사이에 히브리어가 잘못 표기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히브리어는 다른 언어와 달리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표기해야 하는데, 유니폼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잘못 인쇄된 것이다.

아디다스는 이미 생산된 유니폼을 모두 폐기하고, 새롭게 제작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아디다스 대변인은 "디자인 검토 과정에서 실수를 발견했지만, 미처 생산 공장에 전달되지 못했다"며 "실수를 바로잡지 못한 데 사과한다"고 말했다.

인종화합 취지는 좋았으나…이케아·아디다스, 미국서 구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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