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호 연구원(왼쪽)과 경상북도 보건환경연구원 직원들이 커피박을 활용한 악취 제거 실험을 하고 있다. /경상북도 보건환경연구원 제공
김상호 연구원(왼쪽)과 경상북도 보건환경연구원 직원들이 커피박을 활용한 악취 제거 실험을 하고 있다. /경상북도 보건환경연구원 제공
국내에서 연간 20만t씩 발생하는 커피박(찌꺼기)으로 축사의 악취를 해결하고, 버려지는 커피박의 재활용 길도 여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받고 있다.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원장 백하주)은 커피박과 유용미생물을 활용한 축사 악취 줄이기 사업을 올해 본격화한다고 22일 발표했다.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이 연구개발에 성공한 악취 제거 방식은 유용미생물(EM)균을 가축 분뇨에 직접 적용하지 않고 커피찌꺼기에 배양하는 것이다.

5년 전부터 이 방법을 연구해온 김상호 연구원은 “유용미생물을 축사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문제는 이 방법만으로는 악취를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없었다는 점”이라며 “커피찌꺼기에 유용미생물을 배양해 보니 악취 제거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기존의 물리화학적 악취 제거 방법은 시설비 및 유지관리비가 많이 든다”며 “커피찌꺼기가 미생물의 좋은 먹이와 안식처가 될 것으로 예상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하반기 이 같은 효과를 확인한 김 연구원과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은 이 방법을 ‘연구중심 혁신 도정’ 연구과제로 선정하고 올해 초 구체적인 실험 데이터를 얻었다. 영천의 우사와 돈사에 커피박을 적용한 뒤 악취를 측정한 결과 87~95%의 악취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은 영천시내 다섯 군데 축사에 시범 적용해 본 결과 축산 농가들이 크게 만족해 이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김 연구원은 악취 제거 효과와 함께 미생물의 축분 반응성 및 변화 등에 대해 신재호 경북대 교수(응용생명과학부)와 같이 연구해 논문과 특허를 낼 계획이다.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은 이 사업을 그린뉴딜 상생협력사업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축사 악취 제거, 커피박 재활용뿐 아니라 커피박을 수거하는 일자리 창출, 커피박의 축사 바닥재 활용, 친환경 퇴비화 등을 담은 사업이다.

지난달엔 경상북도 자활센터와 협약도 맺었다. 커피박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경북 20개 시·군자활센터가 커피판매점에서 커피박을 수거하기로 했다. 최소 2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원은 버려지는 커피박을 재활용하면 경북의 경우 축사운영비가 연간 200억~300억원 절감되고, 커피박 폐기물 처리비용(전국)은 150억원가량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안상영 경상북도 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부장은 “종량제봉투에 담아 생활폐기물로 버려지는 연간 20만t의 커피박을 재활용하는 것은 물론 경북의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축산업의 고질적 문제였던 악취를 해결하는 국책사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영천=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