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 개발
작업 환경 자동으로 모니터링
서울시와 함께 실제현장 적용
박찬식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 "처벌보다 예방이 중요…AI기술로 건설사고 80% 막는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건설현장 사고예방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이 기술의 가치를 알아본 서울시와 협약을 맺어 현장 적용을 시작했습니다.”

박찬식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사진)는 지난 21일 서울 흑석동 중앙대 연구실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 건설근로자 안전관리 시스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건설현장에서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는 작업자들을 위한 안전 예방 시스템을 개발했다. 쉽게 말해 근로자의 위치와 작업 환경을 자동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 건설근로자 안전관리 시스템을 적용하면 현재 건설 관련 산업안전보건규칙 827건 중 60%의 준수 여부를 판독할 수 있어요. 이 60%만 판독해도 2018년 발생한 건설 관련 재해사고 1345건의 80%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건설관리 분야를 전공한 박 교수는 ‘건설 실패’ 연구에 집중했다. 1995년부터 지금까지 건설현장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 찾기에 몰두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연간 건설현장에서 사망한 인원은 485명입니다. 하루 평균 1.5명이죠. 전국 35만 개가량의 소규모 건설현장은 여전히 미숙하고 나이 많은 근로자들에겐 안전 사각지대입니다. 정부가 이들 현장을 모두 점검할 수 없기 때문에 스마트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AI를 기반으로 한 시각 영상기술을 이용해 현장에서 작업자의 관절 모양, 움직이는 속도와 방향 등을 파악한다. 기존 건설 사고 사례를 분석해 얻어낸 수많은 위험 이미지와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이들이 안전보호구 및 안전고리를 체결했는지, 또 건설현장에서 규정을 미준수하는지 등을 자동으로 판별한다. 다음은 센서 기반의 위험 판독기술이다. 위치센서와 생체센서, 환경센서 등을 현장에 설치해 적재물이나 공사 자재 등 현장에서의 위험 요소와 구역 등을 파악해 작업자에게 알려준다. 박 교수는 “이 방식은 중대재해법 등을 통해 잘 못 지키면 처벌하는 현장 점검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의 시스템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360도 파노라마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안전교육 콘텐츠 등 총 19건의 안전 연구 결과가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해외 저널에 소개됐다. 또 과학공학 분야 세계 최대 출판사로 알려진 엘스비어로부터 ‘인류의 삶에 기여한 3대 연구 중 하나’로 선정돼 2015년 상을 받기도 했다.

박 교수와 연구팀은 지난달 서울시·서울기술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스마트건설 안전기술을 서울시 건설공사 현장에 시범 도입했다. 첫 번째 시범 사례는 서울 신정동에서 짓고 있는 청소년음악창작센터다. 2022년 4월 완공 예정인 이 건물에는 박 교수가 개발한 시스템 중 작업환경을 360도로 찍는 카메라로 담아내 현장 위험정보를 입력하고 통제하는 작업을 적용하고 있다. 이 밖에 한진중공업, 동성건설과도 양해각서(MOU)를 맺고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

박 교수가 꿈꾸는 목표는 ‘건설안전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그는 “점검 위주의 현재 안전관리 방식으로는 큰 효과를 볼 수 없다”며 “새로운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해 자율적인 안전관리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은정진/사진=김영우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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