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핵합의 탈퇴, 개혁 성향 이란인 꿈 박살"
"중도파 약화하고 보수파 최대압박 '생존자'로 자리잡게 해"
트럼프의 '강펀치' 이란 보수파 집권 불렀다

이란 강경보수 인사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스의 대통령 당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적대적인 대(對)이란 강경책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는 개혁 성향 이란인의 꿈을 박살 냈다"라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미국은 2018년 5월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올해 1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핵합의 복원이 추진되고는 있지만, 아직 성과가 나진 않았으며 18일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강경보수 성향 라이시가 당선되면서 전망이 어두워졌다.

CNN은 트럼프 정부가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하고 있고 미 국무부도 이를 인정하는 상황에서 핵합의를 탈퇴했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핵합의 탈퇴 후 이어진 대이란 제재는 이란에 식량과 의약품 부족 사태와 금융위기를 일으켰고 온건 개혁파가 지지하는 하산 로하니 정부가 실패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또한 중도파 정치인을 약화하고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 같은 협상가가 유약해 보이게 하는 한편 강경파가 자신을 미국의 '최대압박전략'을 이겨낸 생존자로 자리매김하도록 만들었다고 CNN은 설명했다.

미국이 강경해지자 이란 내부에서도 강경한 반미 세력이 지지받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동시에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로하니 정부는 미국의 제재로 인한 경제난과 민생고를 해결하지 못한 채 입지가 점점 줄어들었다.

트럼프의 '강펀치' 이란 보수파 집권 불렀다

이란 개혁파는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하기 전으로 시간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보수성향 종교 세력이 라이시 당선인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듦으로써 이를 거부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대선 전 후보 7명을 확정하면서 유력 중도·개혁 성향 인사는 후보에서 배제해 라이시가 당선될 길을 열었다.

중도·개혁 성향 인사들이 후보에서 제외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투표거부 운동이 벌어져 이번 대선 투표율은 1979년 이슬람 혁명 후 대선 가운데 제일 낮은 48.8%에 그쳤다.

라이시 당선인은 8월부터 짧으면 4년, 재임에 성공한다면 8년간 최고지도자의 틀 안에서 대통령으로서 이란을 이끈다.

CNN은 최근 라이시가 갑작스레 '아야톨라'로 언급되기 시작했다면서 라이시가 차기 최고지도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아야톨라는 '알라의 증거'라는 뜻으로 시아파 최고성직자에게 붙는 칭호다.

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올해 81세이며 1981~1989년 대통령을 지냈다.

CNN은 "이번 이란 대선은 라이시 당선인이 대통령인 기간을 넘어서까지 여파를 미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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