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1위 타이어 금형 업체였던 광주광역시의 상장 금형회사 세화아이엠씨가 잇따라 법적 분쟁에 휘말리면서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 회사는 창업주가 2018년 회사를 매각한 뒤 3년간 주인이 세 번 바뀌면서 혼란이 극심한 상황이다.

21일 지역 재계에 따르면 개인사업가 정철웅 씨는 손오동 세화아이엠씨 대표의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이 회사 대주주 우성코퍼레이션을 상대로 주식처분가처분신청을 내 법원이 지난달 28일 이를 인용했다. 정씨는 손 대표를 사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손 대표의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우성은 2019년 12월 세화아이엠씨의 최대주주가 됐다. 세화아이엠씨는 2018년 2월 옛 경영진의 배임·횡령 혐의 등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거래가 정지됐는데, 재상장을 위해 121억원의 유상증자가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정씨는 40억원을 우성에 투자했다. 투자금을 모은 세화아이엠씨는 한국거래소가 내건 대주주의 주식 1년 보호예수, 2년 자발적 보호예수 등의 조건을 받아들여 작년 5월 주식거래를 재개했다.

경영권 분쟁은 손 대표가 재상장 1년 만에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불거졌다. EV첨단소재(옛 액트)가 지난달 25일 우성으로부터 세화아이엠씨 지분 19.66%를 310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맺은 것이다. 정씨는 “동의 없이 주식을 처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동경영 투자합의서를 손 대표와 체결했다”며 “하지만 손 대표가 보호예수 등의 요건을 어기고 1년여 만에 지분을 팔아넘겼다”고 주장했다.

“타이어 제조와 상관없는 기업에 또다시 지분을 파는 것은 경영 악화와 소액주주 피해를 불러올 것”이라는 게 정씨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보호예수 기간이라도 경영권자 사정에 의해 경영권을 매각하는 데는 하자가 없다”며 “새 주주가 타이어 몰드 사업에 관심이 많아 매각에 나섰다”고 반박했다.

세화아이엠씨는 광주에 본사를, 미국·유럽·중국 등에 현지법인을 둔 중견기업이다. 2014년 247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정점을 찍었고, 작년에는 매출이 76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