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보다 형량 높은 특가법 적용…내일 검찰 송치
경찰 "'마포 감금살인' 보복 목적의 심각한 가혹행위"

경찰이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벌어진 감금살인 사건 피의자들에게 형법상 살인죄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범죄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1일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올해 4월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피해자를 주거지에 감금한 후 지속적으로 폭행·상해·가혹행위 등을 가해 살해한 점이 인정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6월 1일 이사를 한 이후부터 피해자의 외부 출입이 없었다"며 "피해자를 결박하고 화장실에 방치하는 등 심각한 가혹행위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고 볼만한 증거를 확보해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감금 치사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하되, 보복 목적이 인정돼 특가법으로 죄명을 변경했다"고 했다.

경찰은 구속된 피의자 안모(21)·김모(21)씨에게 영리약취(이익을 위해 사람을 납치하는 범죄)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공동공갈·공동폭행) 등 혐의도 적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상해죄로 고소당한 안씨·김씨는 올해 1월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보복과 금품 갈취를 목적으로 3월 31일 피해자를 서울로 데려가 감금했다.

이후 피해자 A(21)씨를 강압해 '고소 취하' 계약서를 작성케 했고, 고소를 취하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경찰에 보내게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휴대전화 소액 결제를 강요하고, 피해자 명의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판매케 하는 등 600만원가량을 갈취한 혐의도 확인됐다.

피해자 A씨는 지난 13일 오전 6시께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알몸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는 영양실조에 몸무게 34㎏의 저체중 상태였고, 몸에는 결박과 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 A씨는 고등학교 동기인 김씨 등으로부터 지난해부터 괴롭힘을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부친은 10월 대구 달성경찰서에 아들의 가출 신고를 했고, 서울 서초경찰서 양재파출소는 11월 A씨를 임의동행해 가족에게 인계했다.

이에 A씨의 부친은 안씨·김씨를 상해죄로 달성서에 고소했다.

달성서는 11월 하순 사건을 서울 영등포서로 이송했고, 2개월 뒤 영등포서는 안씨와 김씨를 불러 조사했다.

그 사이 영등포구와 마포구 오피스텔로 거처를 옮긴 이들은 올해 3월 말 "서울에 가서 일하면서 빚을 갚자"며 A씨를 데려와 감금했다.

경찰은 A씨의 동선을 알려주는 등 범행을 도운 다른 고교 동기 B씨도 불구속 입건해 안씨·김씨와 함께 송치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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