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해 부식 상태 심각…수자원공사 "하나하나 뜯어내 교체"
70%대 유수율 2024년 85%까지…"주민 물 부족 걱정 줄어들 것"
"이젠 단수사태 없어야" 동맥경화 속초 수도관 '환골탈태'(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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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물 한방울을 허투루 쓰지 않아요.

장사는 해야 겠는데 수돗물이 갑자기 나오지 않아 고생했던 일이 생생하니까요.

아껴 써야해요.

"
강원도 속초시 관광수산시장 인근 김모(63)씨가 운영하는 식당 주방 수도꼭지는 깨끗한 숟가락·젓가락만큼이나 반질반질하다.

김씨가 설거지할 때마다 수건으로 한 번씩 더 닦으면서 애지중지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는 "잊을만하면 한 번씩 반복된 단수와 제한급수 때문에 수돗물을 달리 보게 됐다"며 "남들은 유난 떤다고도 하는데, 물 때문에 한번 고생해 보면 안다"고 했다.

"이젠 단수사태 없어야" 동맥경화 속초 수도관 '환골탈태'(下)
속초시는 가뭄 때면 어김없이 식수난을 겪었던 국내 대표적인 지역이다.

그만큼 제한급수도 잦았다.

2000년대 들어서 2001년 7일(6월), 2006년 56일(2∼4월), 2011년 15일(1∼2월), 2015년 9일(6월), 2018년 28일(2∼3월) 등 5차례에 걸쳐 115일 동안이나 물을 마음대로 쓰지 못했다.

"이젠 단수사태 없어야" 동맥경화 속초 수도관 '환골탈태'(下)
속초시가 가뭄 해소를 행정 최우선 순위로 두고 해결 방안 모색에 나선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그간 자치단체에서 관리하던 지방상수도 현실을 제대로 살피기 위해 2019년 속초시와 협약을 하고 구시가지인 영랑동·교동 일대 땅을 뜯어보기 시작했다.

가뭄도 가뭄이지만, 수도관의 '동맥경화'가 심각했다.

가창훈 수자원공사 속초시현대화사업팀장은 19일 "30∼40년은 족히 돼 보이는 관로들은 대부분 쇠로 만든 주철관이었는데, 한눈에 봐도 심하다 싶을 만큼 부식된 것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적인 석호(모래 등이 만의 입구를 막아 형성된 지형)인 청초호와 영랑호 주변 상수도관 상태는 특히 나빴다.

녹이 아예 수도관 내부 절반 이상을 막고 있을 정도였다.

"이젠 단수사태 없어야" 동맥경화 속초 수도관 '환골탈태'(下)
이 일대 정수장에서 공급하는 수돗물 중 누수되지 않고 가정까지 흘러가는 비율(유수율)이 지난해 기준으로 60%가 채 되지 않았다.

속초시 전체 유수율(70%대)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 때문에 수자원공사는 2024년 유수율 85%를 목표로 현재 최적 관망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노후 수도관을 뜯어내 새것으로 교체하는 한편 원격 누수 감지 센서를 200개까지 설치해 새는 물을 잡아갈 예정이다.

"이젠 단수사태 없어야" 동맥경화 속초 수도관 '환골탈태'(下)
국비와 지방비 280억원을 들이는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하루 5천t가량 누수되던 물이 거의 온전히 배달될 전망이다.

당연히 지역 물 부족 걱정도 크게 덜 것으로 공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김동규 수자원공사 강원지역협력본부장은 "뜻하지 않은 사고가 발생해도 곧바로 비상급수체계를 가동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할 수 있다"며 "상수도 예산 절감 효과까지 볼 수 있어서 시민 편의 사업 투자나 주민 복지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