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과의 협력·범죄 대응역량 강화' 명분·실리 챙기기
김오수 제안에 전격 수용…'윤석열에 견제구' 분석도
윤석열이 없앤 부산지검 특수부…박범계, 살린 까닭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 기조에도 부산지검의 특수수사 기능을 전격 부활하는 직제개편안을 발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수사권 축소에 따른 검찰 내부의 반발을 달래는 동시에 범죄 대응역량의 공백 우려도 불식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윤석열이 없앤 부산지검 특수부…박범계, 살린 까닭은

◇ 尹 지시로 사라진 부산지검 특수부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가 지난 18일 입법 예고한 검찰 직제개편안 중 부산지검의 특수수사 기능 부활은 다소 예상 밖이라는 평가를 받는 대목이다.

직제개편안 대부분은 이미 시행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후속 조치의 성격이 짙은 반면 부산지검의 반부패·강력수사부 신설은 현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한 특수수사 축소 기조에 대한 '역행'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1974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와 함께 창설된 부산지검 특수부는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 방침에 따라 2019년 10월 문을 닫았다.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전국에 남은 7개 특수수사 부서 중 4곳을 폐지했는데 부산지검이 여기에 포함됐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2007년 전군표 국세청장 뇌물수수 사건, 2016년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 등 굵직한 대형 사건을 처리한 '간판' 특수부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폐지 당시 반발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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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에서는 부산이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자 조국 전 장관의 고향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권력 수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까지 했다.

이 같은 야권의 의혹 제기에도 검찰 내부에서는 뚜렷한 반발 기류가 감지되지 않으면서 부산지검 특수부는 큰 혼란 없이 정리됐다.

여기에는 윤 전 총장이 자발적으로 폐지를 전격 지시한 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이 검찰개혁 방안을 직접 마련하라"는 청와대 지시 하루 만에 부산 등 4곳의 특수수사 부서 폐지 등이 포함된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다.

대검 측은 "상당 기간 준비한 안"이라며 정부의 검찰개혁 방침에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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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오수 리더십'에 힘 실어준 박범계
이렇듯 부산지검 특수부 폐지는 검찰의 반발 없이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박 장관의 '특수부 부활' 결정은 그만큼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현 정부의 검찰 직접수사권 축소 기조에 반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놓고 검찰 안팎에서는 김 총장의 리더십에 힘을 실어주고 검찰과 협력을 강화해 검찰개혁을 순조롭게 마무리 짓겠다는 박 장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김 총장이 부산지검 특수수사 기능 부활을 제안한 데 대해 박 장관이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김 총장이 '검찰 수장'으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박 장관이 윤 전 총장이 검찰을 잘 이끌 수 있도록 준 선물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평소 검찰개혁과 함께 범죄 대응역량 강화도 함께 강조해온 박 장관의 결단이라는 얘기도 있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수사 과정에서 민생경제 범죄 대응역량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컸다는 점에서 검찰의 특수수사 기능 부활은 박 장관으로서도 나름대로 명분이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특수통이 상당수인 '윤석열 사단'이 좌천됐다는 점에서 박 장관이 특수부 부활 카드로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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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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