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주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 '변호사법 위반' 혐의
조합 측 4명, 철거공사 관계 업체 측 5명 등 총 9명 수사 중
"철거공사 부정으로 조합에 손해"…조합장 '배임' 정황 확인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 계약 비위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조합 측이 철거 공사 계약 과정에서 부정을 저질러 조합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일부 확인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8일 철거건물 붕괴 참사 계약 비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10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10곳 중 가장 핵심 압수수색 대상은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으로 꼽힌다.

경찰은 조합에 대해서는 건축산업 기본법 위반 혐의 외에 '업무상 배임' 혐의를 더해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냈다.

이는 조합장 등 조합 관련 입건자 일부가 계약 비위 행위로 조합에 금전적 손해를 끼친 정황이 일부 확인됐다는 의미다.

조합장과 함께 계약과정에 관여해 함께 입건됐지만, 입건 직전 해외 도피한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 회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이 적시됐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것은 문씨가 철거공사 등 계약 과정에서 금전적 이득을 받고 알선이나 청탁했다는 뜻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사 결과 조합 측 입건자가 계약과정에서 조합에 손해를 끼친 정황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것이다"며 "다만 구체적인 혐의 사실은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철거공사 부정으로 조합에 손해"…조합장 '배임' 정황 확인
경찰은 현재 붕괴 참사 직접적인 원인 수사와 별도로 재개발사업 전반에 대한 수사를 전담팀을 투입해 진행 중이다.

철거 관련 계약 비위 의혹을 1차 수사 대상으로 삼고 조사를 진행, 현재까지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9명 입건자 중 4명은 조합장과 문흥식 씨 등 조합 관련자들이고, 5명은 철거 공사를 수주한 4곳 회사 관계자들이다.

경찰은 우선 일반건축물 철거 공사와 석면 철거 공사도 백솔에 불법 재하도급 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일반건축물 철거 공사 계약 주체인 시공사 현대산업개발도 수사 대상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입건 대상자를 선별하지 못해 관련자 입건이나 강제수사를 진행하지는 못하고 있다.

경찰은 오늘 압수한 자료를 구체적으로 분석, 기존 입건자의 혐의를 규명하고 추가로 입건자를 늘릴 것인지 검토할 방침이다.

또 철거 계약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정관계 분양권 로비 등 그동안 제기된 다양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 측은 "재개발사업 비위 수사의 특성상 사건을 단계적으로 장기간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차례대로 관련 의혹을 모두 규명해 관련자들의 혐의가 드러나면 처벌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날 조합의 압수수색 현장에 나온 조합장은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죄송합니다"라는 짧은 입장만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