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화재현장서 실종…각종 수상에 다방면 자격증 27년 베테랑
"전날도 웃으며 인사했는데…" 구조작업 재개만 애타게 기다려

"바로 전날에도 소방서에서 마주쳐 서로 웃으며 인사했는데…."
"힘든일 앞장서던 진짜 구조대장" 무사귀환 바라는 소방 동료들

경기 광주소방서 문흥식 예방대책팀장은 이천의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불이 나기 하루 전인 지난 16일 오후 소방서에서 훈련하던 같은 소방서 김동식(52) 구조대장(소방경)을 마주쳤을 때를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대장은 덕평물류센터에서 불이 난지 2시간 40여분 만인 17일 오전 8시 19분께 큰 불길이 잡히면서 화마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진 뒤인 오전 11시 20분께 동료 4명과 함께 인명 검색을 하려고 건물 지하 2층에 진입했다.

김 대장 등이 지하 2층에 들어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창고에 쌓인 가연물을 비롯한 각종 적재물이 무너져 내리며 불길이 세졌다.

김 대장과 동료들은 지하 2층에 진입할 때와 반대 순서로 탈출을 시도했고 선두로 진입했던 김 대장은 탈출 대열의 마지막에 있었다.

이들이 지하 2층 진입 20여 분만에 건물 밖으로 탈출했을 때 김 대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김 대장의 동료들은 건물 밖으로 나온 뒤에야 김 대장이 못 나왔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김 대장은 화재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20분가량 버틸 수 있는 산소통을 메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장 구조작업은 불길이 거세지며 건물 전 층으로 확산한 전날 저녁께부터 중단된 상황이다.

김 대장의 동료들은 서둘러 구조작업이 재개돼 그가 무사 귀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 대장과 20년가량 가까이 지낸 문 팀장은 김 대장에 대해 "현장에 가면 직원들이 다치지 않도록 주변을 한 바퀴 먼저 돌아봤다"며 "항상 힘든 일을 도맡아 하며 솔선수범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 진짜 대장"이라고 했다.

그는 "화재 전날 소방서에서 만났을 때도 김 대장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길래 '오늘도 열심이시네요'라고 하고 서로 웃어 보였는데 아직 다시 보지 못하고 있다"며 고개를 떨궜다.

"힘든일 앞장서던 진짜 구조대장" 무사귀환 바라는 소방 동료들

현장에서 만난 한 소방관은 "김 대장이 구조대장으로서 선두에 서서 건물에 진입했다가 팀원들을 챙기기 위해 마지막으로 탈출하려다가 나오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무사히 가족과 동료 품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대장은 1994년 4월 소방에 입문한 27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경기지역 소방서에서 구조대와 예방팀, 화재조사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소방행정유공상, 경기도지사 표창장 수상 등 각종 상을 받으며 성실함과 능력을 인정받았고 응급구조사 2급, 육상무전 통신사, 위험물 기능사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남다른 학구열을 보이기도 했다.

김 대장의 가족들은 현재 그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라고 있다.

김 대장이 건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현장에 달려왔지만, 소방당국의 권유로 현재 자택에 머무르고 있다.

김 대장은 아내와 20대 남매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탈출 당시 김 대장 바로 앞에 있다가 건물 밖으로 나온 뒤 탈진해 병원으로 옮겨진 동료 소방관은 얼굴에 화상을 입고 팔 골절, 연기 흡입 등의 부상을 입었지만, 현재 건강 상태가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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