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출국한 조폭 출신 인사가 몸통?…"돈 흐름 주목해야"
갖은 의혹 제기된 조합장 부동산투기 자금출처도 수사 중
재개발사업 '정점'으로 향하는 철거건물 붕괴 경찰 수사
철거건물 붕괴참사 원인과 배경을 규명하는 경찰 수사가 재개발사업 추진의 정점에 선 조합으로 향하고 있다.

조합 사무실에서 재차 자료 확보에 나선 경찰은 복마전이 펼쳐진 철거공사 계약관계의 뿌리를 추적 중이다.

18일 광주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는 이권이 걸린 철거공사가 얽히고설킨 다단계 불법 도급 관계를 보인다.

조합 운영에 관여했다고 알려진 폭력조직 출신 인사가 참사 이후 도피성 출국까지 하는 상황이 더해지면서 재개발사업을 누가 주도했는지 경찰 수사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으로 출국한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은 '깃털'일 뿐 재개발사업 주도권은 다른 사람이 쥐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문 전 회장이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관련 공개석상에 등장했던 때는 현 조합장 선거가 치러진 2018년 10월이다.

재개발사업 '정점'으로 향하는 철거건물 붕괴 경찰 수사
당시 문 전 회장은 건장한 청년들을 대동하고 재개발 조합의 업무대행업체 고문 자격으로 투표를 참관했다.

개표 현장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 도장이 없는 투표용지 문제로 마찰이 빚어졌다.

문 전 회장이 대동한 청년들이 강제로 투표함을 개봉하면서 A(74)씨가 조합장에 선출됐다.

참사 직후 문 전 회장이 돌연 미국으로 떠나면서 2018년 10월 조합장 선거는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막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남았다.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주변부에 존재하는 한 인사는 단편적인 일화보다는 돈의 흐름에 주목해야 '실세'가 드러난다고 조언한다.

3구역 성공에 이어 4구역 재개발사업을 궤도에 올리고, 추진 과정에서 부를 축적한 인물이 이번 참사를 야기한 철거 복마전의 밑그림을 그렸다고 해당 인사는 주장한다.

재개발사업 '정점'으로 향하는 철거건물 붕괴 경찰 수사
문 전 회장과 함께 학동 3구역과 4구역 재개발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알려진 인물은 현 조합장인 A씨다.

A씨는 광주 동구에서 기초의원을 지낸 정치적 발자취, 직계 가족이 조합 임원으로 활동 중인 배경, 직전 3구역 조합장을 맡은 이력 등을 지니고 있다.

학동 재개발사업이 3구역 성공 후 4구역으로 넘어가던 시기에 A씨는 다수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투기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학동 4구역과 인접한 지산 1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 '건물 쪼개기' 방식으로 분양권을 다수 확보한 A씨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학동 4구역에서 총무이사를 맡은 A씨의 아들도 이 사건 피의자로 함께 입건됐다.

A씨 부자가 지산 1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 부동산을 사들인 자금 출처에 대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재개발사업 '정점'으로 향하는 철거건물 붕괴 경찰 수사
경찰은 A씨가 1군 브랜드 아파트를 짓는 학동 재개발 분양권을 나눠주며 정관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면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A씨의 로비를 받은 인사로는 전직 국회의원과 구청장, 기초의원 현직 경찰 간부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A씨는 이날 경찰의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조합 사무실 압수수색이 끝나고 나서 기자들에게 "죄송해요"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