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부실 의료에 병사 희생됐는데도 책임 회피"

군대에서 치료 시기를 놓치고 2016년 뇌출혈로 숨진 고(故) 홍정기 일병의 사망에 대해 국방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듭 제기됐다.

군인권센터(이하 센터)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는 홍 일병의 사망과 군 복무 간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며 순직 유형을 변경해달라는 유족의 요청을 무시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일병은 입영 당시 건강했으나 2016년 3월 초부터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같은 달 21일 건강이 급속히 악화하면서 혈액 계통 문제가 파악됐으나 군대에서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다가 결국 급성 골수성 백혈병 발병에 따른 뇌출혈로 24일 사망했다.

육군은 2016년 9월 홍 일병에 대해 '죽음에 이르게 된 원인과 국가수호·안전보장 간에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며 순직 3형으로 분류했다.

국가보훈처도 홍 일병을 '순직군경'이 아닌 '재해사망군경'으로 보고 국가유공자가 아닌 보훈보상대상자로 지정했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유족은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지난해 9월 교육 훈련 상황도 홍 일병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취지의 판단을 내린 것을 토대로 순직 유형 변경을 신청했으나 지난 3월 국방부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유족은 국방부가 홍 일병의 사망 구분을 죽음과 직무수행 간 직접적 관련성을 인정하는 '순직 2형'으로 재심사하고 보훈처도 홍 일병을 순직군경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 일병의 어머니 박미숙 씨는 "국방부는 지금도 대통령 소속 기구 결정을 무시하고 유족들의 아픔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센터는 "군의 전·사망 심사는 누가 심사위원인지 공개되지 않고,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도 되지 않는다"며 "국회와 국방부는 '군인사법' 등 관련 조문의 개정을 통해 잘못된 현행 전·사망심사와 보훈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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