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프랑스·그리스 등 남성 정치인 상체 노출 사례 잇따라
평소 탈의 모습 자주 보였던 푸틴 등은 오히려 '비공개'
백신 맞으면서 셔츠 벗는 유럽 정치인들…"권력 과시"
유럽 남성 정치인들이 카메라 앞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서 상체 일부를 노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여성뿐만 아니라 다른 남성에게 권력을 과시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선 영국에서는 집권 보수당 정치인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백신을 맞는 장면이 노동당보다 자주 연출된다.

실제로 조니 머서 의원은 지난 2월 5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상의를 아예 벗은 채 주사를 맞는 사진을 게시했다.

프랑스에서는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이 한쪽 어깨를 드러낸 채 주사를 맞는 장면이 공개됐다.

그리스에서는 총리가, 우크라이나에서는 대통령이 상의를 탈의한 채 접종을 마쳤다.

대중에게 백신 접종을 권유하는 차원에서 '인증샷'을 찍으면서도 정작 미리 소매를 걷어 올리기 쉬운 옷을 챙겨입지 않은 채 접종소에 간 셈이다.

영국 의회 근처 백신 접종소의 한 관계자는 "삼각근 중간에 주사를 맞아야 한다"면서 "셔츠 소매를 그 정도 높이로 걷어 올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출근할 때 입은 셔츠 차림으로 접종하러 온 사람은 "아예 탈의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정치 분석가 루크 쿠퍼 박사는 "문제는 왜 남성적 모습을 연출하는 게 정치적으로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도자들이 생각하느냐 하는 점"이라며 "아마도 남성성 과시가 여성뿐만이 아니라 다른 남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파 성향 정치인들은 오히려 백신 주사 앞에서는 딱히 노출 장면을 연출하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평소 상의 탈의 모습을 종종 공개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백신을 맞으면서 따로 사진 촬영을 하지 않았고,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티셔츠 차림으로 어깨 일부만 내놓은 채 주사를 맞았다.

백신 맞으면서 셔츠 벗는 유럽 정치인들…"권력 과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