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왼쪽부터), 전찬걸 울진군수, 이철우 경북지사, 유병옥 포스코 부사장,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김무환 포스텍 총장,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16일 포항 포스텍과 서울 포스코에서 그린수소 생산 기술 개발을 위한 화상 협약식을 열었다. 경상북도 제공
유성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왼쪽부터), 전찬걸 울진군수, 이철우 경북지사, 유병옥 포스코 부사장,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김무환 포스텍 총장,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16일 포항 포스텍과 서울 포스코에서 그린수소 생산 기술 개발을 위한 화상 협약식을 열었다. 경상북도 제공
경상북도가 소형모듈원전(SMR)과 원자력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에 본격 나선다. 미국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세계 원전시장이 SMR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SMR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이 탄소중립 경제의 화두가 되면서 경상북도가 소형원자력과 수소산업 육성 선점에 나선 것이다. 경상북도는 2019년에 일찌감치 SMR 연구개발(R&D)의 거점이 될 7000억원대 혁신원자력연구단지를 유치한 데 이어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기술개발, 수소국가산업단지 등 미래에너지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경상북도와 포스코, 현대엔지니어링, 울진군,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 7개 기관은 원자력을 활용한 고온수전해 기술개발 업무협약(MOU)을 16일 맺었다. 수전해 기술은 물에 전기를 가해 수소와 산소를 분리해내는 기술이다.

경북, SMR 활용 그린수소 생산 '속도'
포스코가 출연한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고온 수전해 기술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소형원자력을 활용한 수소 생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4월부터 미국 USNC사와 수소 생산에 최적화된 4세대 원자로인 초고온가스로(VHTR) 공동 개발에 들어갔다.

경상북도는 초고온가스로에서 나오는 고온의 증기를 고온수전해플랜트에 공급해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운송·저장에 활용하는 산업단지를 울진에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북 울진군은 사전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상북도는 SMR 기술 개발의 전초기지인 혁신원자력연구단지도 2019년 7월 유치했다. 경주시 감포읍 일원 222만㎡에 건설할 계획이다. 국비 3224억원을 포함해 총 7064억원이 투입된다. 다음달 21일 착공식을 한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경주의 혁신원자력연구단지에 더해 울진에는 수소 생산 국가산단을 조성하고 포항에는 원자력융합연구센터도 추진하겠다”며 “경북이 미래 에너지는 물론 수소 경제에서도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SMR을 활용한 수소 생산은 포스코 등 대규모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업들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철광석에서 산소를 없애 강철을 만들 때 코크스 대신 수소를 넣는 수소환원제철 역시 수전해 기술이 필요하다. 수소환원제철이 현실화되면 제철소에서 뿜어내는 막대한 이산화탄소가 물로 바뀐다. 2050년까지 500만t 규모의 수소 공급 체계를 확보할 계획이다. 송경창 경상북도 환동해본부장은 “4세대 원자로인 초고온원자로와 수전해 기술을 결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국내 최초의 시도”라며 “SMR과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은 과거 대형 원전 때와 달리 중소 벤처기업에도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항=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