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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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여자친구가 세차하러 갔다가 현금으로 80만 원 내고 프리미엄 세차 10회권을 끊었다고 합니다. 정신과 진단서 보여주며 환불해 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세차 서비스를 선결제했는데 환불받고 싶다는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됐다.

게시자 A 씨는 "여자친구는 평소에도 소비를 자제하지 못하는 병(?)이 있어서 비싼 가방, 옷 등을 덜컥 사고는 집에 와서 울고 뒤처리는 늘 가족이 담당하곤 했다"면서 "이런 와중에 또 세차장 가서 사고를 쳤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병으로 정신과 약을 5년째 먹고 있었기 때문에 진단서를 보여주며 위약금을 제하고 환불해 달라고 했지만 수십만 원에 달하는 서비스 세차를 해 준 상태라며 거절당했다"라면서 "계약서도 없었다는데 어떻게 하면 환불을 받을 수 있을까"라고 문의했다.

해당 글에 네티즌들은 "안타깝지만 환불받긴 어려울 것 같다", "당연히 환불을 해줘야 한다", "소액재판을 청구해라" 등의 다양한 의견을 표했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이유로 서비스 이용을 결제한 것에 환불이 가능할까.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 자문단 김가헌 변호사는 "계약 무효가 되려면 의사 무능력의 수준(만취, 심한 정신병 등)에 이르러야 하는 데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정도로는 의사 무능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위와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한정후견인을 두는 민사상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소액재판을 청구하라는 일부 권유에 대해서는 "소액재판도 재판이라 기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소액사건은 1번의 심리로 끝내서 좀 빠르다는 절차상 장점이 있는 것일 뿐 안 되는 걸 되게 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세차장 측이 계약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계약서가 없어도 입금하고 실제 세차했으면 충분히 입증돼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가헌 변호사는 "결론적으로 낭비를 이유로 하여 가정법원을 통해 한정후견인을 선임한 다음 이후 계약은 한정후견인의 동의가 없을 때 취소할 수 있게 하도록 하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민법 제12조, 제13조 피한정후견인 제도에 따르면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 대하여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미성년후견인, 미성년후견 감독인, 성년후견인, 성년후견감독인, 특정후견인, 특정후견감독인,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의하여 한정후견 개시의 심판을 한다.

가정법원은 범위를 정해서 피한정후견인이 한정후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행위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

한정후견인의 동의가 필요한 법률행위를 피한정후견인이 한정후견인의 동의 없이 행했을 때 그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일용품의 구매 등 일상생활에 필요하고 그 대가가 과도하지 아니한 법률행위는 해당하지 않는다.

도움말=김가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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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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