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여객선 2023년 5월까지만 운항…대체 선박 결정 지지부진
인천∼백령도 대형여객선 2년뒤 일시 운항중단 불가피 전망
현재 인천∼백령도 항로를 다니는 대형 여객선이 낡고 오래돼 2년 뒤부터는 운항을 할 수 없지만 대체 선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사업성이 낮은 항로에 수백억원을 들여 새로운 선박을 투입하려는 선사가 없는 상황에서 중고 여객선을 들여오는 방안도 쉽지 않아 2023년 5월 이후 인천∼백령도 항로는 대형 여객선의 일시적인 운항 중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옹진군이 인천연구원에 의뢰한 '대형 여객선 도입 지원 사업 추진 방안 연구용역'이 최근 마무리됐다.

이 용역은 현재 인천∼백령도 항로의 대형 여객선인 하모니플라워호(2천71t급)가 2023년이면 운항을 중단함에 따라 대체 선박을 찾기 위해 진행됐다.

1998년에 만들어진 하모니플라워호는 2012년에 이 항로에 처음 투입됐다.

2023년이면 선령이 25년이나 돼 사고 우려 탓에 해운법상 더는 운항할 수 없다.

인천연구원은 하모니플라워호의 대체 선박으로 2천t급 이상의 중고 여객선을 사들여 운용하는 방안과 같은 규모의 새 여객선을 건조해 투입하는 방안을 모두 검토했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2천t급 이상의 중고 여객선은 국내에 단 한 척도 없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유럽에 2척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각각 3천t급과 5천t급인 이들 중고 대형 여객선의 매입 비용은 250억∼450억원으로 추산됐다.

5천t급 중고 여객선은 500억∼600억원가량인 2천t급 새 여객선 건조 비용과 비슷해 도입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나마 3천t급 중고 여객선이 신규 건조보다 초기 비용이 절반정도밖에 들지 않아 현실성이 있지만, 지금 인천∼백령도 항로를 다니는 2천t급 여객선에 비해 유류비가 훨씬 많이 들어 선뜻 나서는 선사가 있을지 미지수다.

옹진군은 3천t급 이상 여객선이 2천t급과 비교해 결항률은 큰 차이가 없는데도 유류비 등으로 인한 사업성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고 선박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면 다시 선사 공모 절차를 거쳐 결국 새 여객선을 도입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옹진군이 새 대형 여객선을 운항하는 조건으로 10년간 120억원의 지원금을 주겠다며 2차례 공모에 나섰으나 참여 의사를 밝힌 선사는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현재 하모니플라워호를 운용하는 에이치해운이 지원금 120억원 가운데 50억원을 먼저 받는 조건으로 뒤늦게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옹진군은 관련법상 근거가 없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새 여객선을 만들어서 도입하는데 2년가량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 당장 선사가 결정돼도 2023년 5월 이후 인천∼백령도 항로에서는 일시적으로 대형 여객선이 다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경북 울릉도∼포항 항로도 1995년부터 투입된 2천394t급 썬플라워호가 선령 만료(25년)로 지난해 2월 멈춘 뒤 대형 여객선의 운항이 중단됐다.

옹진군 관계자는 "중고 선박은 계약 후 국내에 들여오기까지 1년정도, 새 선박은 건조 후 운용까지 2년가량 걸린다"며 "지금 상황으로봐서는 2023년 하모니플라워호 운항이 중단된 이후 일시적인 공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천시나 인천교통공사가 대형 여객선을 사들여 직접 운용하는 공영제가 거론되지만 많은 예산이 드는 데다 민간 선사와의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예상돼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인천시 관계자는 "공영제는 민간 선사가 없는 항로에서나 가능하다"며 "인천∼백령도 항로는 현재 대형 여객선을 운용하는 에이치해운뿐 아니라 다른 민간 선사도 500t급 여객선 등을 운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영제는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일단 옹진군이 공모를 통해 민간 선사를 찾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