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 "대덕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하고 노잼도시 이미지 개선해야"
세종시 자족 기능 갖추자 대전 서비스업 부진 심해져
대전지역 인구가 지속해서 세종시로 유출되고 세종시도 점차 자족 기능을 갖추게 되면서, 대전 서비스업 부진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의 '대전지역 서비스업 현황·성장 부진 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 서비스업 증가세는 2010년대 이후 대폭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9년(2011∼2019년) 동안 대전지역 서비스업 성장률은 1.9%로, 직전 10년간(2001∼2010년) 성장률(4.6%)보다 2.7%포인트 하락했다.

전국 6개 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았다.

대전 경제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산 기준 78.2%로,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91.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업종별로는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업이 발달해 사업서비스 비중이 23.3%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대전청사가 있어 공공행정·국방도 큰 비중(13.7%)을 차지한다.

대전 서비스업 수요를 지역별로 보면 2010∼2015년 대전 자체 수요 증가율은 연평균 3.8%로 낮은 반면 충청권과 수도권 수요가 각각 10.5%, 12.1% 증가하는 등 2010년대 중반까지는 주로 다른 지역 수요 증가에 의존해온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대전 서비스업의 주요 수요처였던 세종시가 빠르게 자족 기능을 확충하고, 충남 북부 도시와 내포신도시 등 인근 도시의 서비스 공급기능이 발달하면서 충청지역 서비스 공급 거점으로서의 역할이 약해졌다.

세종시 등으로의 인구 유출도 서비스업 성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전지역 인구는 2014년 이후 지속해서 줄어들면서 지난해 기준 145만9천명으로, 2015년(151만7천명)보다 4.1% 감소했다.

5년 전보다 세종으로 10만1천명, 서울로 1만5천명 순유출되면서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 감소율이 높았다.

특히 주요 경제활동 연령층인 30∼40대가 주거·주택, 일자리 등을 이유로 대거 유출되면서 서비스업 수요 기반이 크게 약해졌다.

대전은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공공 투자 비중(60.9%)이 전국에서 가장 높지만, 연구개발업의 경우 창업·사업화 연계성이 낮아 민간 투자 주도의 다른 지역보다 성장세가 낮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특히 도·소매, 숙박·음식점 등 전통 서비스업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부진한 가운데 최근 비대면 경제 확산으로 구조적인 수요 감소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김진호 과장은 "연구개발 투자와 기업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대덕 바이오 클러스터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한편 '재미없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개선해 관광 수요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