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아이 방치한 친부 징역 3년…재판부 "학대 엄중해"
생후 4개월 아들 학대해 머리 골절 사망…20대 친모 징역 17년
생후 4개월 아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해 온몸에 골절상을 입힌 뒤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재판에 넘겨져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A(25·여)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5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유기 및 방임 혐의로 기소된 남편 B(33·남)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또 5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 29일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아들 C(1)군을 주먹으로 수십 차례 때려 머리 부위 골절 등으로 아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C군이 분유를 먹지 않거나 울며 보챘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리거나 몸통을 세게 조이는 등 학대를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이 같은 폭행으로 아들이 다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이를 병원에 바로 데려가지 않고 일주일 넘게 방치했으며, 이후 의사의 진료 권유를 받고도 그대로 귀가했다.

이들 부부는 C군이 숨진 지난해 10월 30일 당일에도 아들의 시신을 그대로 둔 채 딸을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직장에 출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C군은 숨지기 전 이미 왼쪽 쇄골, 팔뼈, 늑골 등이 골절돼 발육이 매우 더딘 상태였으며 이른바 '흔들린 아이 증후군' 증상을 보였다.

보통 만 2세 이하 영아에게서 나타나는 이 증상은 아이가 울거나 보챌 때 심하게 흔들어서 생기는 병으로 알려졌다.

A씨 부부의 또다른 자녀도 C군이 사망하기 1년 전인 2019년 10월 머리 부위 손상과 합병증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사망 당시에도 월령이 5개월이 채 되지 않아 부모의 보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거듭된 학대와 방임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고 말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C군에게 지속적으로 가한 학대가 상당히 엄중하고 그로 인해 아이의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B씨 역시 아내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피해자를 심각하게 학대한 것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