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바닷가에 우후죽순으로 설치된 산책로가 유지 보수에 많은 돈이 들어가고 있어 자칫 돈 먹는 하마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돈 먹는 하마 되나…우후죽순 동해안 바닷가 산책로 훼손 반복
13일 강원 동해안 시군에 따르면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크고 작은 해안가 산책로 10여 개 이상이 설치돼 해안 풍광을 보려는 관광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산책로가 바다와 인접해 있어 구조물 부식이 급속히 진행되는 데다 너울성 파도와 태풍 때마다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속초 외옹치 해안에 설치된 바다향기로의 경우 지난해 9월 태풍 하이선에 상당 부분이 부서져 전체 구간 가운데 절반 정도인 투전바위∼외옹치항 구간은 10개월째 통제 중이다.

피해 구간에 대한 정밀안전진단과 실시설계용역을 진행한 속초시는 이를 토대로 복구계획을 수립해 공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복구비가 10억원에 달해 애를 먹고 있다.

속초시는 이번 피해가 부실 공사 때문에 발생했다며 해당 구간을 공사한 롯데리조트에 복구비 부담을 요구했으나 해당 시설이 이미 속초시에 기부채납된 상태인데다 롯데리조트 역시 태풍에 의한 천재지변이라며 부담을 거부해 복구비 확보가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2018년 4월에 설치된 바다향기로는 2018년과 2019년도에도 일부 구간에서 너울성 파도 피해가 발생해 보수한 바 있다.

돈 먹는 하마 되나…우후죽순 동해안 바닷가 산책로 훼손 반복
강릉시가 심곡해안에 설치한 바다부채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태풍이 북상하면서 탐방로가 유실되거나 훼손돼 심곡 매표소를 기점으로 1km가 폐쇄돼 전체 구간 2.86km 중 정동 매표소를 기점으로 1.86km만 단축 운영되고 있다.

다행히 강릉시는 복구비 9억원을 확보해 오는 9월까지 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피서철이 끝난 다음에야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인근 지역의 상경기 위축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양양군이 하조대해수욕장 남측 해안에 설치한 둘레길도 시설물이 태풍에 파손돼 5천여만원이 투입돼 보수공사가 진행됐다.

자치단체 관계자는 "시설물이 바다와 인접해 있다 보니 너울성 파도가 칠 때나 태풍이 올 때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피해와 복구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