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비, 이끼 낀 징검다리 타고 넘을 정도로 하천 불어나
어른 가슴 깊이 급류 흘렀고 당시 도움 줄 행인 주변에 없어
광주 도심 하천서 어린이 익사사고… 여러 악재 겹쳐 발생한듯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풍영정천에서 어린이 2명이 물에 빠져 1명은 숨지고 1명은 의식불명에 빠졌다.

최근 내린 비로 인해 하천 수위가 높아지고 물흐름이 빨라진 데다, 도와줄 어른마저 주변에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12일 광주 광산소방서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아파트단지와 산책로를 연결하는 풍영정천 도심 구간에 자리한다.

이곳에서 물총놀이를 하던 초등학생 3명 가운데 3학년생 2명이 하천물에 빠졌다.

함께 놀던 2학년 학생이 119상황실에 도움을 청한 시각은 오후 3시 34분께다.

119구조대와 특수구조단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사고 지점에 급류가 흐르는 데다 이끼 낀 징검다리를 하천 물이 타고 넘는 상황이었다.

구조대는 하류방향으로 약 200m 떨어진 징검다리가 물살에 떠내려간 어린이들을 붙잡는 그물망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하류쪽 징검다리 밑에서부터 상류쪽으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며 수중탐색을 벌였다
현장을 지휘한 소방관은 "이틀 전 비가 많이 와 물속이 혼탁하고 유속이 빨랐다.

원래 수심은 이렇게 높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광주 도심 하천서 어린이 익사사고… 여러 악재 겹쳐 발생한듯

구조대는 신고 접수 10분 만인 오후 3시 44분께 사고가 난 징검다리로부터 약 150m 떨어진 하류 지점에서 어린이 1명을 발견했다.

이곳 수심은 키가 180㎝가량인 구조대원의 가슴 높이까지 올라왔다.

구조대는 오후 3시 52분께 사고 장소 기준 약 70m 하류 지점에서 나머지 어린이 1명을 구조했다.

두 번째 구조 장소의 수심은 구조대원의 배꼽 높이였다.

나중에 구조된 어린이는 의식불명 상태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사고 지점은 산책을 즐기는 시민이 수시로 찾는 도심 속 휴식 공간이다.

구조대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주변에 행인이 아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햇볕이 따갑고 더위가 기승을 부린 시간대인 탓에 일시적으로 인적이 없었을 것이라고 구조대는 추정했다.

어른 기준으로는 치명적인 수위까지 풍영정천이 불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골든타임'을 지켜줄 단 한 사람이 아쉬웠던 상황이다.

구조대가 현장 수습을 끝낸 오후 4시 30분께 풍영정천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어린이들이 급류에 휩쓸리기 전 물에 빠진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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