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변호사 /사진=한경DB
강용석 변호사 /사진=한경DB
가로세로연구소 강용석 변호사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가 과태료 1000만원 징계를 내렸다.

변협은 11일 "타인의 사생활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퍼뜨려 변호사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과태료 1000만원 징계 결정을 밝혔다.

강용석 변호사는 지난 2019년 4월 기자 출신 김세의, 김용호와 함께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서 쇼핑몰 '임블리' 운영자 A 씨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폭로했다.

당시 강 변호사는 A 씨가 과거 교제하던 남성에게 돈을 빌린 후 헤어졌고, 이후 갚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후 A 씨의 남편이 직접 나서 SNS를 통해 "아내에 대해 얘기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당시 전 남자친구의 변호사였던 강 씨가 저렇게 방송을 통해 얘기하고 낄낄대는 모습에 분노가 치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혼 일주일 전 A 씨 통장이 차압된 일이 있었는데, 차용증과 함께 B 씨(전 남자친구)에게 수 억의 돈을 갚아야 한다는 내용을 보내왔다"며 "일면식도 없던 B 씨가 돈을 빌려줬다는 어처구니 없는 내용으로 소송까지 제기했다"고 사건에 대해 소개했다.

B 씨에 대해서는 "차용증은 위조된 것이고, 계속된 거짓말로 민사 재판에서 패소하고, 소송사기, 사문서 위조 등으로 구속된 인물"이라며 "강용석 씨는 당시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로서 이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님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게끔 말하고, 흥미 유발 소재로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A 씨는 쇼핑몰에서 판매하던 상품에 문제가 제기되면서 논란이 됐던 상황이었다. A 씨의 남편은 "사업적 이슈로 구설수에 오르는 틈을 타 세간의 관심을 얻기 위해 자극적인 허위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언급하는 행위를 보니 마음이 찢어지는 듯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변협 측은 공익을 대변해야 하는 변호사가 전파성이 높은 인터넷 방송에서 타인의 사생활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점, 특히 강용석 변호사는 업무를 하며 접한 정보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징계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변협 내 징계는 가장 약한 견책부터 '영구 제명'까지 있다. 과태료는 견책 다음 단계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유명인들의 무분별한 폭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 최근에는 한예슬의 전 남자친구에 대한 폭로를 시작으로 최지우의 남편을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얼굴을 공개하며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다만 변협에서는 한예슬 관련 폭로 건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건 아니다"면서도 "품위유지 위반이라고 하는 게 폭넓게 적용되는 부분이라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순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변호사는 2014년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도 변협에서 과태료 1000만 원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강 변호사는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0년 대학생들과 식사 자리에서 "아나운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 줄 생각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당시 강 변호사는 이를 보도한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지만, 거꾸로 자신이 무고 혐의로 기소돼 2014년 벌금 1500만 원 확정 판결을 받았고, 변협의 과태료 징계는 이후 이뤄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