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회의 참석 위해 텔타 변이 급확산 영국행…숙소에 신규확진자 발생

화창한 날씨 속에 독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숫자가 급감하고 있지만,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변이 바이러스' 걱정은 계속되고 있다.

[특파원 시선] 독일 신규 확진 급감 속 메르켈은 '델타 변이' 걱정
메르켈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연방정부·16개 주총리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신규 확진과 관련한 최근 코로나19의 전개 과정은 무척 기뻐할 만한 상황으로, 지난 몇 달간의 노력과 백신접종의 성과가 주효했다"면서도 "코로나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걱정스러운 것은 영국에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이른바 '델타(인도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라면서 "기하급수적으로 확산 중"이라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영국발 변이(B.1.1.7)는 '알파',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B.1.351)는 '베타', 브라질발 변이(P.1)는 '감마'로, 인도발 변이(B.1.617.2)는 델타로 부르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델타 변이는 훨씬 공격적으로 전파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존 알파 변이를 빠르게 대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통해 델타 변이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델타 변이가 적게 확산하는 날은 좋은 날"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독일 내 신규 확진자 중 델타 변이 감염 비중은 아직 2.7%에 머물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지난 몇 달간 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여름을 맞이했다"며 "우리는 걱정을 멈추지 말고, 상황을 아주아주 정확히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올해 초 알파 변이 확산 초기부터 거듭 변이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경고를 해왔다.

이후 실제로 알파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해 3차 확산이 현실화하면서 메르켈 총리의 경고대로 새로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됐고, 독일은 지난 3월 재봉쇄에 들어가야 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가을부터는 연령이 높은 세대에 대한 부스터샷(면역 효과의 연장·강화를 위한 추가 접종)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3개월여 후 16년 만에 퇴임을 앞둔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걱정에 퇴근 시간이 오후 11시를 넘길 정도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특파원 시선] 독일 신규 확진 급감 속 메르켈은 '델타 변이' 걱정
메르켈 총리는 11∼13일 임기 중 마지막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 콘월의 카비스 베이로 출국한다.

2006년 주요 8개국(G8), 2014년부터는 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메르켈 총리는 이번 회의를 끝으로 15년째 이어진 행보를 마치게 된다.

이날 콘월에서 메르켈 총리가 묵을 호텔의 직원 중에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나오면서 이미 현지에 도착한 경호 인력이 자가격리에 들어가, 메르켈 총리의 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대변인은 이와 관련, 메르켈 총리가 예정대로 11일 오전 11시께 콘월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4월 16일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을 1차로 접종받았지만, 아직 2차 접종을 마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 내에서는 메르켈 총리가 델타 변이가 급속히 확산 중인 영국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는 게 바람직한지 논란이 인 바 있다.

독일은 지난달 23일부터 델타 변이가 급확산 중인 영국을 변이바이러스 지역으로 지정하고 입국을 대폭 제한했다.

메르켈 총리는 "영국에서 델타 변이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영국발 입국을 대폭 제한하기로 한 조처가 합당했다고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