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사진=연합뉴스
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사진=연합뉴스
과거 학교 폭력을 가했다는 폭로가 나와 중징계 처분을 받은 여자 배구 선수 이재영·다영(흥국생명) 자매 중 한 명인 이다영이 그리스 리그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1일 터키 스포츠에이전시 CAAN은 "이다영이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와 계약했다"며 "한국 국가대표 출신 세터 이다영은 그리스 1부 리그에서 뛰는 첫 한국인 선수가 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다영의 현 소속팀인 흥국생명은 "확정된 일은 아니다. 국내에서 풀어야 할 일이 있다"고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0-2021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 이재영, 이다영은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흥국생명은 지난 2월 25일 이다영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으며 끝내 팀에 복귀하지 못했다.

흥국생명이 이번달 30일 마감하는 '등록 선수 공시'에 쌍둥이 자매의 이름이 들어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올해 초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폭로자 A 씨는 "10년이나 지난 일이라 잊고 살까도 생각해봤지만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못하고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그때의 기억이 스치면서 자신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내서 쓴다"면서 "글을 쓰는 피해자는 총 4명이고, 이 사람들 외에 더 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21개에 걸친 학폭 피해 사례를 서술했다. 강제로 돈을 걷고,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들까지 욕하는 것은 물론, 새로 산 물건을 "빌려달라"고 강요하거나 물리적인 폭행을 가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A 씨는 "가해자가 같은 방을 쓰던 피해자에게 무언가를 시켰는데 이를 거절하니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더럽다, 냄새난다며 옆에 오지 말라고 했으며 매일 본인들 마음에 안 들면 항상 욕하고 부모님을 '니네 X미, X비'라 칭하며 욕했다", "운동 끝나면 가해자들의 보호대나 렌즈통 등을 피해자들이 챙겨야 했는데 까먹기라도 하면 '지금 찾을 건데 안 나오면 X진다. XXX아'라고 했다" 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나열했다.

또 이다영이 SNS에 선배 김연경을 저격하며 올린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싶다"는 글을 언급하며 "본인이 했던 행동들은 새까맣게 잊었나 보다. 본인도 하나의 사건 가해자면서, 제대로 된 사과나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고 도망치듯이 다른 학교로 가버렸으면서 저런 글을 올렸다는 것이 너무나 화가 나면서 황당하다"고 했다.

쌍둥이 자매는 중학교 선수 시절 동료에게 범한 학교폭력 전력이 드러나자 개인 SNS를 통해 공식사과문을 게재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