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 '이임 이메일' 보내…"기소돼 심려 끼쳐 송구"
이성윤 "흑을 백으로, 백을 흑으로 바꾸는 지휘 안했다"
서울고검장 승진으로 서울중앙지검을 떠나는 이성윤(59·사법연수원 23기) 검사장이 10일 "흑을 백으로, 백을 흑으로 바꾸는 지휘는 결단코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지검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후 지금까지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마치 거친 파도 위에서 흔들리는 배의 중심을 잡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상황의 연속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검찰의 일부 잘못된 수사 방식과 관행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어 기본과 원칙, 상식에 맞는 절제된 수사를 해야 한다고 평소 생각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사건을 고민하고, 수사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최대한 수긍할 수 있는 절차를 보장하고, 그에 따라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인 결론을 내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지검장은 "중앙지검장 부임 이후 왜곡된 시선으로 어느 하루도 날 선 비판을 받지 않는 날이 없었고, 저의 언행이 의도와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거나 곡해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그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흑을 백으로, 백을 흑'으로 바꾸는 지휘는 결단코 하지 않았다는 점만은 자부한다"라고 역설했다.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으로 기소된 데 대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발생한 일로 기소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도 덧붙였다.

이 지검장의 이임식은 이날 오후 검사장실이 있는 서울중앙지검 13층에서 간부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지난 4일 단행된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에서 고검장으로 승진한 이 지검장은 오는 11일 서울고검장에 취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