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메타버스 바람…장애인 선후배 공무원, 아바타로 만났다
정부에도 메타버스 바람이 불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중앙부처 최초로 신입 공무원 상담과 교육에 메타버스를 활용키로 했다. 특히 이동이 쉽지 않은 중증 장애인 공무원들이 참여한 것으로, 이번 시도가 성공하면 각 부처에 메타버스 교육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인사혁신처는 정부혁신의 일환으로 중증장애인 공무원 상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그 첫 행사로 ‘중증장애인 공무원 온라인 상담회(멘토링) 상견례 및 발족식’을 지난 9일 실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신규 공무원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은 기존에도 있어왔지만, 중증장애인 공무원만을 위한 상담회는 처음이다. 특히 이번 상담회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8개 부처 25여 명의 참석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자기 자신을 나타내는 아바타를 앞세워 확장가상세계에서 만났다. 상담회는 중증장애인 경력경쟁채용시험으로 입직한 선후배 공무원이 짝을 이뤄 총 6개 팀이 참여했다. 선배 공무원에 대한 상담 교육과 후배 공무원과의 조별 소통 등으로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처음 선보인 메타버스 상담회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상담회에 참여한 교육부 주무관은 “선배들의 경험과 비법을 듣고 싶어 이번 행사에 지원했다”면서 “첫 대면이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가상의 이미지인 ‘아바타’로 만나니 편안하고 재미있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조언자로 활동하게 될 산업부 주무관은 “후배 공무원과 교류하기가 힘들었는데 가상세계에서 만나니 시공간 제약이 없어 유익했다”면서 “이러한 방식의 지속적 만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우호 인사처장은 “확장가상세계를 활용해 물리적 거리의 제약과 첫 대면의 어색함을 쉽게 초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작은 부분에서부터 정책 수요자가 좀 더 편리해지는 방식을 세심하게 고민하는 것이 적극행정의 출발”이라고 격려했다.

지난해 진행된 중증장애인 공무원 간담회를 통해 제시된 의견에 따라 기획된 이번 프로그램은 올해 희망자를 대상으로 시범사업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여러 부처에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