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지위양도 조기제한…재개발 공공성 확보 주력
재건축 규제 완화·태릉골프장 개발은 합의 불발
국토부-서울시, '주택시장 안정'에 우선 협력 합의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재개발 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에 주력해온 서울시가 정부와 재개발 기대감으로 들썩이는 주택시장 불안을 먼저 잠재우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개발 이익의 과도한 사유화를 막기 위해 민간 사업도 공공성을 담보하도록 하고, 재개발 후보지 공모·선정에 엄격한 평가 기준을 마련해 적용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 및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포괄적인 주택정책 협력을 약속했다.

◇ 국토부-서울시 "최우선 과제는 부동산 시장 안정"
국토부와 서울시는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공급 확대를 통한 서민 주거안정이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하고 주택시장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공동 노력하는 한편, 양질의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장 안정을 위한 주요 방안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시점을 사업 초기 단계로 앞당기는 데 합의했다.

이는 오 시장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제안한 내용이기도 하다.

지금은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은 조합설립 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다.

향후 관련 법령을 개정해 재건축은 안전진단 통과 이후, 재개발은 정비구역 지정 이후부터 기준일을 별도로 정해 제한 시점을 앞당기도록 한다는 것이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잠실·삼성·청담·대치·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등은 예외사유 적용도 금지해 투기수요 유입을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아울러 시장 관리·감시에도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 내 주요 재건축 단지와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정비사업 해제구역 등 관련 시장 동향을 파악할 실거래 자료와 모니터링 결과를 공유하고, 필요하면 합동 조사도 추진한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시기 조기화 등 시장 안정화 방안 실행 이후에도 불안이 지속되면 즉각 추가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함께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국토부-서울시, '주택시장 안정'에 우선 협력 합의
◇ "공공성 확보와 속도 조절…개발이익 사유화 방지"
양 기관은 민간 재개발에 서울시가 지난달 발표한 '공공기획' 방식을 적용하고, 공공주도 사업은 '사전검토위원회' 등을 거치게 해 공공성이 담보된 합리적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공공기획은 서울시가 정비구역 지정 전 노후도를 판정하고 도시건축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공공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안해 이를 정비계획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사전검토위원회는 사업 예정지구 지정에 앞서 지역 정비 필요성과 주택공급 효과 등 공공성과 도시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

또 토지주 손바뀜이 많은 정비구역은 재개발 후보지 공모·선정 시 감점 등 불이익을 주도록 평가 기준을 마련해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도시정비법 개정을 추진하고, 개정 전이라도 시장 불안이 확대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을 검토한다.

국토부-서울시, '주택시장 안정'에 우선 협력 합의
◇ 재건축 규제 완화·태릉골프장 개발에는 이견
재건축 규제 완화 문제와 태릉골프장 개발을 통한 주택공급 방안에는 양 기관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앞서 서울시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는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주택시장 안정세를 면밀히 고려해 추가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논란이 되는 태릉골프장 개발도 공식 발표 자료에 언급되지 않았고, 관련 브리핑에서는 양측이 다소 결이 다른 답변을 내놨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태릉CC의 경우 관계기관 간 협의가 상당 부분 진척되는 상황이고 하반기부터 본격적 인허가 절차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태릉골프장은 주민 의견을 반영해 국토부에 재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며 "국토부도 주민 요구나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를 계속하는 것으로 말씀이 있었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