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달 생태섬과 안동 쇠제비갈매기 인공섬에 서식 적응
인공 섬으로 멸종위기종 동물 구하기 나선 지자체
대구시 달서구에 있는 도원지 연못에 가면 네모반듯한 작은 섬이 보인다.

가로와 세로 각 6m 크기로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위해 만든 인공 섬이다.

모래와 풀, 관목, 작은 바위 등 수달이 살기에 좋은 환경을 갖췄을 뿐 아니라 호수 중간에 떠 있어 들고양이 등 야생동물 공격을 피할 수 있다.

2019년 도원지에서 수달이 발견된 이후 수달 보호 방안을 강구하던 달서구는 올해 초 5천만 원을 들여 생태 섬을 만들었다.

도원천에서 진천천을 거쳐 달성습지에 이르는 구간에 구축할 예정인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의 첫 결실이다.

고심 끝에 수달 생태 섬을 만들었지만 처음엔 걱정이 많았다.

도원지에 수변공원, 산책로 등이 잘 조성돼 주민들이 많이 찾다 보니 기대만큼 수달이 섬을 찾을까 반신반의했다.

섬 조성 후 1개월가량 지난 3월 초 수달이 생태 섬을 드나드는 모습이 무인 카메라에 포착됐다.

달서구 관계자는 "수달이 인공 섬을 드나드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 이제 어느 정도 적응한 것 같다"며 "수달 습성을 계속 관찰하면서 생태 섬을 추가로 만드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인공 섬으로 멸종위기종 동물 구하기 나선 지자체
경북 안동에 있는 안동호에는 가로 50m, 세로 20m 크기 모래섬이 눈길을 끈다.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에 속하는 쇠제비갈매기 수십 마리가 살고 있다.

6월로 접어든 요즘 한창 새끼가 태어나 자라서 분주하다.

10년 전까지 을숙도 등 낙동강 하구에서 많이 서식했으나 인근 지역이 개발되고 백사장이 유실되는 등 환경 변화로 자취를 감췄다.

그러던 중 2013년 안동호 모래섬에서 한두 마리 발견된 이후 서식 개체 수가 조금씩 늘었다.

그러나 장마 기간에 안동댐 수위가 높아지면 모래섬이 물에 잠기기 일쑤여서 쇠제비갈매기가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환경보호론자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안동시는 지난해 3월 직사각형 모양 큰 구조물을 띄우고 모래 280t을 덮는 방식으로 지금의 인공 섬을 조성했다.

전례를 찾기 힘든 시도여서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인공 섬 조성 1개월 만에 쇠제비갈매기 100여 마리가 찾아 와 알을 낳고 새끼를 길렀다.

인공 섬에서 나고 자란 새끼 쇠제비갈매기 60여 마리는 태어난 지 3개월여 만에 어른이 돼 호주 등지로 떠났다.

안동시 관계자는 "연어처럼 쇠제비갈매기도 태어난 곳에 다시 돌아와 번식하는 회귀성 조류로 알려졌다"며 "인공 섬을 지금보다 1.5배 확장해 안정적인 서식을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