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진원-드라마제작사協, 'OTT 시대 드라마 제작사 고민과 도전' 세미나

공룡 같은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비롯해 플랫폼이 폭증하는 시대, 콘텐츠 제작사들은 기회와 동시에 위기를 맞았다.

콘텐츠 수요가 활발해지면서 제작 역량을 세계 시장에 선보일 기회가 왔지만, IP(지적재산) 권리를 둘러싼 플랫폼과의 갈등이 심화한 것은 위기로 인식된다.

8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1 방송영상콘텐츠 산업 현안 세미나 - OTT 시대, 드라마 제작사의 고민과 도전'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이어졌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운호 도레미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은 "한국 드라마 생태계는 광고가 완판돼도 방영료(제작비의 60%)를 충족하지 못하는 구조로, 편성 리스크도 증대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가장 고전적인 형태인 국내 방송사의 외주 제작사들 대부분은 IP 소유권이 없는 것은 물론 제작사에서 협찬 등 부가수익을 창출해야 하고, 노력에 비해 작품당 매출총이익률(GPM)은 적자이거나 7% 정도로 박하다고 김 본부장은 강조했다.

그는 또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의 외주제작사들 역시 최소 15%의 GPM은 보장하고 제작원가의 100%는 전액 회수가 가능한 구조이지만, 마찬가지로 영상물에 대한 IP는 전부 OTT에 귀속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제작비 전액을 제작사가 직접 투자한 후 드라마를 캡티브(계열사) 채널 등을 통해 방영하면서 회수하는 방법도 있지만, 제작비 증가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영국 BBC 사례를 들며 "공영방송을 중심으로 IP는 프로덕션에 귀속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플랫폼의 경우 외부기획에 대해 편성하고 투자하는 피칭 시스템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본 사전 완성제 도입, 쇼러너 중심의 집단 창작 시스템, 효율적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고 텐트폴 작품을 제외하고는 현실적인 제작비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국의 '팩트'(Pact)처럼 자국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한 '넷플릭스 쿼터제'와 방송·영화를 포괄하는 제작사협회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조교수는 "OTT 활성화 시대에 IP 권리에 대한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제작사-플랫폼 등 생태계 구성원이 상호 간의 필요성과 가치를 인정하면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넷플릭스처럼 플랫폼이 모든 IP 권리를 갖는 '하청 모델'이 지속가능한 모델이 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며 다양한 콘텐츠 IP 협력 모델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IP 권리를 가지고 있어도, 잘 쓰지 못하면 서로 손해"라며 "IP 관리의 체계화-대형화의 방향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후에는 이영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를 좌장으로 실무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드라마 IP 권리 전쟁' 심화…제작사-플랫폼 동반 성장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