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사에 다니는 30세 미만 직원은 다 화이자 백신 맞는다네요.” “국가 기반시설, 공기업 직원이면 웬만하면 될 거 같으니 다들 한번 넣어보세요.”

방역당국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등 일부 대기업의 20대 임직원에게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예약을 허용하면서 예약 신청이 대거 몰리는 일이 일어났다. 하지만 정부가 “단순 실수”라고 해명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백신 예약 관련 오류가 잇따르면서 방역당국의 허술한 관리 체계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7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의료기관 및 약국 종사자, 경찰·소방·해경 등 사회필수인력,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 등 2분기 접종대상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지 못하는 30세 미만의 화이자 백신 예약이 이날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우선접종대상자가 아닌 일부 대기업의 일반 직원들까지 화이자 예약 신청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는 ‘화이자 예약 성공기’가 잇따라 올라왔다. 예약자들은 1차 접종 날짜 및 기관이 확정된 알림문자까지 받았다. 삼성전자, 포스코 등 대기업 직원들의 ‘예약 후기’가 퍼지면서 “반도체, 철강 등은 국가기반시설이기 때문에 사회필수인력에 포함됐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실수로 밝혀졌다. 방역당국이 대기업 내 의료 클리닉 종사자를 예약 신청가능 대상으로 분류하는 과정에서 이들 클리닉을 이용했던 일반 직원들까지 포함시킨 것이다. 황호평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시행1팀장은 “건강보험공단이 추진단에 제출한 자료에서 일부 기업이 사내 병원을 이용한 일반 사원을 종사자처럼 올려둔 경우가 있어 발생한 문제”라고 해명했다. 방역당국은 이미 예약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예약 취소’ 처리하기로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