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3명 중 1명은 경제활동…주된 이유는 '생계비 마련'
스마트폰 쓰지만 활용 정도는 차이…74%는 '70세 넘어야 노인'
노인 78.2% 자녀와 따로 산다…자녀와 동거 희망비율 지속 감소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가운데 노년기에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노인은 10명 중 2명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노인 비율은 꾸준히 늘었지만 다수는 농·어업이나 단순 노무직에 종사했다.

일하는 노인 10명 중 7명 이상은 생계비를 마련하는 게 주목적이었다.

◇ '자녀와 함께 산다' 20.1%…주 1회 연락·왕래 비율도 감소세
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년 노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노인 홀로 살거나 노인 부부만 생활하는 '노인 단독 가구' 비율은 78.2%로, 2008년(66.8%)보다 크게 늘었다.

복지부는 2008년부터 3년 주기로 노인의 사회·경제적 활동, 생활 환경, 가치관 등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관으로 지난해 3월∼11월 노인 1만97명을 설문한 내용이다.

자녀와 함께 살기를 희망하는 노인의 비율은 2017년 15.2%에서 지난해 12.8%로 더 감소했다.

이 비율은 첫 조사가 이뤄진 2008년에는 32.5%를 기록했지만 이후 27.6%, 19.1%, 15.2%, 12.8%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로 자녀와 함께 동거하는 비율 역시 2017년 23.7%에서 2020년 20.1%로 줄었다.

노인의 건강, 경제적 안정 등 자립적 요인을 고려해 단독 가구로 산다는 답변은 지난해 62.0%에 달했다.

다만, 노인 홀로 또는 부부끼리만 살 때 어려움이 없다는 답변은 40.9%로, 직전 조사(44.5%)보다는 다소 줄었다.

자녀와 함께 사는 노인의 경우, 자녀의 결혼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기혼 자녀와 동거하는 노인은 정서적 외로움이나 돌봄 등 노인의 필요(48.0%)에 의한 경우가 많았지만, 미혼 자녀와 같이 사는 경우에는 '같이 사는 게 당연하다'는 규범적 이유(38.8%)나 자녀의 필요(34.0%)를 꼽은 비율이 높았다.

달라진 사회상을 반영하듯 노인의 사회적 관계망도 조금씩 변했다.

주 1회 이상 자녀와 연락한다는 응답률은 2017년 81.0%에서 2020년 63.5%로 줄었으나, 친한 친구 또는 이웃과 연락한다는 비율은 64.2%에서 71.0%로 높아졌다.

주 1회 이상 자녀와 왕래하는 비율은 16.9%에 그쳤다.

노인 78.2% 자녀와 따로 산다…자녀와 동거 희망비율 지속 감소
◇ "경제적 자립성 높아져"…노인 56.5% "거동 불편해도 집에서"
노인의 경제 상태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평균 개인 연간 소득은 약 1천558만원 정도였다.

2008년 조사의 700만원과 비교하면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근로·사업 소득, 사적 연금소득 등이 크게 향상하며 노인의 경제적 자립성이 높아지는 특성을 보였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노인의 소득 가운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기초생활보장 급여 등이 차지하는 공적 이전소득 비율 27.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자식이 주는 용돈 등의 사적 이전소득은 13.9%로 감소세를 보였다.

노인 가구의 27.1%는 부채를 갖고 있었는데 평균 규모가 1천89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 생활을 살펴보면 식비 관련 지출(46.6%)에 대한 부담이 가장 높았고 이어 주거관리비 관련 비용(22.3%), 보건 의료비(10.9%) 등이었다.

지난해 65에 이상 노인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36.9%로, 3명 중 1명 이상이었다.

이들 가운데 농어업 종사자가 13.5%, 단순 노무직 종사자가 48.7% 등으로, 이들을 합치면 62.2%나 됐다.

일하는 노인의 73.9%는 현재 일하는 이유로 '생계비 마련'을 꼽았는데 농촌에 거주하는 노인(79.9%)과 독거 노인(78.2%)에게서 이러한 답변이 특히 많았다.

조사 대상자의 83.8%는 건강할 때 현재 집에서 계속 살기를 원했고, 절반이 넘는 56.5%는 거동이 불편해져도 재가 서비스를 받으며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머무르기를 희망했다.

◇ 절반 이상은 스마트폰 사용…노인 49.6% "현재 삶에 만족"
시대의 변화 속에 노인들의 달라진 생활상도 두드러졌다.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노인 비율은 2011년 0.4%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56.4%로 절반 이상이었다.

그러나 조사에 참여한 노인의 74.1%는 정보 제공 서비스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져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으며 교통수단 예매, 키오스크를 통한 식당 주문 등에서 불편했다는 답변도 적잖았다.

대다수 노인은 여가·문화 활동에 참여했으나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영향으로 산책, 음악 감상 등을 포함한 '휴식 활동' 비율이 43.5%(2017년 기준)에서 52.7%로 늘었다.

노인 78.2% 자녀와 따로 산다…자녀와 동거 희망비율 지속 감소
현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활동으로 취미나 여가 활동을 꼽은 노인은 37.7%이었다.

운전하는 노인은 2008년 10.1%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21.9%로 처음으로 20% 선을 넘어섰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가운데 74.1%는 노인의 연령 기준을 70세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받겠느냐는 물음에는 85.6%가 반대 뜻을 나타냈다.

절반에 가까운 노인(49.6%)은 삶의 전반에 걸쳐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한다고 답했다.

평소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은 84.0%로, 평균 1.9개의 질환을 갖고 있었다.

우울 증상을 보이는 노인 비율은 2017년 21.1%에서 2020년 13.5%로 줄었다.

그러나 65∼69세에게서는 우울 증상이 8.4%지만, 85세 이상에서는 24.0%까지 급증해 '노인 우울증'에 대한 관리 대책이 필요했다.

양성일 복지부 1차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노인 단독가구에 대한 돌봄 강화, 지역사회 계속 거주(Aging in place)를 위한 고령 친화 주거 환경·웰다잉 실천 지원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