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총리, 옛 동독지역 6개주 총리와 마지막 회동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일(현지시간) "동독 시절이 막을 내리고 난 이후의 전환과정이 기대보다 힘들었고, 많은 동독인이 삶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총리청에서 옛 동독지역 6개 주 총리와 온라인 화상회의를 마치고 '많은 동독인이 아직 자신을 2등 시민으로 여긴다는 데 대해 마음이 아프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고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이 3일 전했다.

메르켈 "동독서 전환과정 기대보다 어려워…마음 아파"
2006년부터 이어져 온 동독 출신인 메르켈 총리와 옛 동독지역 6개 주 총리와의 회동은 이날로 막을 내리게 됐다.

메르켈 총리가 올해 물러난 뒤에도 총리와 동독지역 6개주 총리와 회동은 있겠지만, 차기 총리는 동독에서 자라나지 않은 사람일 것이 명백하다고 FAZ는 지적했다.

디트마 보이드케 브란덴부르크주 총리는 메르켈 총리에게 옛 동독지역 6개 주에 특별한 의미를 둔 데 대해 감사하다고 인사하면서 매년 회동 기념사진 모음집을 선물했다.

메르켈 총리는 "진정 기쁘고 깜짝 놀랐다"고 응답했다.

오는 6일 총선 전 마지막 지방선거인 작센안할트주의회 선거를 앞두고 독일 정치권에서는 옛 동독지역에서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지율이 높은 것과 관련, 논란이 일고 있다.

AfD는 구동독지역인 작센안할트주의회 선거에서 2016년에 24.3%를 득표했고, 최근에는 1위 정당 자리를 노리고 있다.

메르켈 "동독서 전환과정 기대보다 어려워…마음 아파"
마르코 반더비츠 독일 정부 구동독 옴부즈맨은 최근 FAZ 팟캐스트에서 "옛 동독지역 인구는 대부분 극우에 표를 주고, 독재 속에 사회화돼 통일 후 30년이 지났는데도 민주주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해 논란을 야기했다.

이날 회의에서 옛 동독지역 주 총리들은 동서독 간의 불균형과 불평등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임금과 연금격차가 여전히 존재하고, 생활 수준을 동등한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주 총리들의 지적이다.

메르켈 총리는 "민주주의에서는 모든 시민을 헤아려야 한다"면서 "한 명이라도 민주주의에 등을 돌린다면 우리 모두에게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오래 걸리고 힘이 들어도 극우에 표를 주는 옛 동독 주민들이 민주주의로 복귀할 수 있도록 계속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이드케 주총리는 "오늘 주총리들 중 나를 포함한 일부는 반더비츠 옴부즈맨의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통일 이후 3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독재 속에 사회화됐다고 하는 것은 동독 출신들 전반을 의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극우주의를 동독의 문제로 보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면서 "동독을 지목하면서 서독에서는 모든 게 잘 돌아가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