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 달 동안 경찰에 적발된 암호화폐 관련 사이버 범죄 피해액이 144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암호화폐의 법적 근거가 모호한 상황에서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치솟자 이같은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올해 3월1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암호화폐와 관련한 사이버 범죄 42건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개인 피해자가 40명이고, 기업 피해 사례는 두 건이다. 총 피해액은 143억9000만원 규모다. 이가운데 2건에 대해 피의자 4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최근 암호화폐 관련 사이버 범죄가 늘자 지난 3월부터 이를 집중 단속해왔다.

암호화폐 거래소 계좌를 해킹해거나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 등을 통해 암호화폐 자산을 탈취하는 범죄가 많았다. 최근 한 암호화폐 발행업체에서는 누군가 업체 서버에 침임해 16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빼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 기업이 소유한 암호화폐 계좌에서 7억원의 암호화폐를 탈취한 사고도 있었다. 두 사건은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수사를 맡고 있다.

암호화폐 자산을 노리는 사이버 범죄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암호화폐 해킹과 관련한 별도 통계는 없지만, 경찰에 따르면 전체 해킹 발생 건수는 지난해 1326건으로 2018년 886건, 2019년 1193건 등 매년 늘고 있다. 경찰은 상당수가 암호화폐 관련 해킹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이나 기업이 갖고 있는 암호화폐를 탈취하는 사이버 범죄가 증가 추세에 있다”며 “해킹 뿐 아니라 암호화폐 관련한 신종 사이버 범죄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이버 범죄 이외에 사기, 불법 다단계 영업, 유사수신행위 등 암호화폐 불법행위도 집중 단속하고 있다. 지난 4월16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총 41건을 입건해 피의자 77명을 수사하고 있다. 유형별로는 암호화폐 사기 및 불법 다단계 사건이 33건, 거래소 내 횡령 등 불법행위가 3건, 암호화폐 구매대행 등 기타 범죄가 5건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18일 송민헌 차장(치안정감)을 팀장으로 하는 '가상자산 불법행위 종합 대응 TF'를 꾸리고 암호화폐 범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경기 남부 등 주요 시·도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는 전담수사팀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양길성/정소람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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