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2일 열린 ‘에듀윌 29초 영화제’에서 에듀윌 홍보모델인 방송인 서경석 씨(오른쪽)와 이승아 아나운서가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시상자로 나선 서씨는 “도전을 멈추지 말라”며 감독들을 응원하고 축하했다.
가수 김필이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대상을 수상한 윤유경 감독이 화상으로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한 남성이 긴장된 표정으로 시계를 바라본다. “합격일까, 불합격일까.” 기대 반 걱정 반인 마음으로 시험 결과를 열어보는데, 이번에도 불합격이다. 좌절하던 남성은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연락해 보지만 “연락하지마”라는 답을 받는다. 우울한 마음에 친구들과 술이나 한잔하려는데 친구들도 바쁘다며 거절한다. 시험에도, 연인과 친구에게도 모두 ‘불합격’인 남성. 그러다 어머니가 SNS에 올린 자신의 사진과 글을 보게 된다. “시험 준비에 고생인 우리 아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너의 꿈을 응원한다.” 어머니에게만큼은 ‘합격’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남성은 눈물을 훔치며 다시 책을 편다.2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에듀윌 29초 영화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윤유경 감독의 ‘나도 누군가에게는 합격이다’라는 작품이다. 시험도, 인간관계도 늘 어렵고 불합격일 때가 많지만 가족 등 누군가에겐 나 또한 소중하고 합격과 같은 존재라는 점을 잘 부각시켰다. 작품은 이를 일반 대사가 아니라 뮤지컬 노래로 표현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합격일까 불합격일까”하는 반복된 가사가 중독성 있다.에듀윌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주최한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 ]은 합격이다’. 다양한 형태의 합격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공모 기간(3월 16일~4월 30일)엔 일상 속 소중한 도전과 성취의 순간을 재밌고 유쾌하게 담은 작품들이 출품됐다. 총 650편의 출품작 가운데 12편이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최우수상을 받은 변정우 감독의 ‘엄마의 시작은 도전이다’는 어머니의 늦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는 작품이다. 어머니는 딸의 교복을 빨고 설거지를 하느라 바쁘다. 아이는 어머니가 빨아준 교복을 입고 학교로 간다. 어머니는 아이가 나가고 난 후에야 뒤늦게 책을 편다. 딸처럼 학생일 때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그럴 상황이 되지 못해 늘 아쉬웠던 어머니. 그래서 딸이 학교에 간 뒤 시간을 쪼개 열심히 공부에 매진한다. 작품은 이 용감한 도전기를 어머니의 담담하고도 차분한 내레이션으로 풀어냈다.최우수상을 받은 천지윤 감독의 ‘시작했으니 반은 합격이다’는 공부해야 하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 상황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여성은 ‘오늘은 꼭 공부를 하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고 책상에 앉는다. 하지만 방이 지저분한 것이 눈에 밟혀 공부 전 청소를 한다. 다시 공부하려는데 펜이 잘 나오지 않아 펜을 사서 온다. 그러고 나니 배가 고파 라면을 끓여먹는다. 공부를 하려 하지만 배가 불러 잠들고 만다.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우수상을 차지한 이종욱 감독의 ‘교복 치맛바람은 합격이다’는 어머니의 수험 생활을 뒷바라지하는 딸의 이야기를 담았다.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은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다. 한 학생이 “자기 어머니 합격하셨다며. 비법 좀 알려줘”라고 말한다. 그러자 다른 학생이 웃으며 “그냥 열심히 한 거지”라고 답한다. 어머니들이 자식의 합격 소식을 얘기하고 자랑하는 대화와 비슷하다.그리고 화면이 전환돼 그 비법이 뭔지 보여준다. 먼저 어머니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나온다. 딸은 방문을 열고 어머니에게 과일을 가져다주며 “딸은 엄마 믿어”라고 응원한다. 어머니가 자식의 합격을 위해 뒷바라지하듯, 딸도 어머니의 도전을 열심히 돕고 응원하는 모습을 잘 그려냈다.또 다른 우수상 수상작 ‘포기하면 합격이다’(감독 조동진)는 수험 생활을 엘리베이터에 비유해 기발하게 풀어냈다. 한 남성이 책이 든 큰 가방을 메고 엘리베이터에 탄다. 올라가다 보니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당구장이 나온다. 남성은 그곳에서 내리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만 참고 문을 닫는다. 조금 더 올라가니 PC방, 노래방이 연달아 나온다. 그는 계속 참고 문을 닫는다. 그리고 마침내 높은 곳에 다다랐을 때 내린다. 이때 그는 처음 엘리베이터를 탈 때와 다른 모습이다. 양복을 입고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다. 각종 유혹을 뿌리치고 마침내 취업의 문을 연 것이다.이날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유튜브 채널과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 생중계됐다. 시상을 맡은 에듀윌의 박명규 대표, 김운송 마케팅본부 실장이 온라인으로 수상자를 발표했다. 한국경제신문의 김정호 사장, 정종태 편집국 부국장도 함께 시상하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에듀윌의 전속 모델인 방송인 서경석 씨도 시상자로 참석했다. ‘그때 그 아인’ ‘지친 하루’ ‘청춘’ 등을 부른 가수 김필의 축하 무대도 마련돼 시상식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수상자와 가족 500여 명은 온라인 방송에 접속해 영광의 순간을 함께 즐겼다. 수상자들에게는 총 2000만원의 상금이 돌아갔다.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코로나19로 사회가 움츠러들면서 젊은 인재들이 역량을 발휘할 자리가 크게 줄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교육 기업으로서 꿈과 도전을 이야기하고, 젊은이들에게 기회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박명규 에듀윌 대표(사진)는 2일 올해 ‘에듀윌 29초 영화제’를 처음 펼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박 대표는 “출품 작품 수가 650편에 달해 놀랐다”며 “팬데믹으로 인해 영화제를 열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참여해준 분들 덕분에 성공적으로 비대면 시상식까지 치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에듀윌은 ‘비대면 행사’에 누구보다도 익숙한 기업이다. 1992년 창사 이후 29년간 이러닝(e-learning·전자 학습) 트렌드를 이끌며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교육전문 기업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쌓은 노하우 덕분에 코로나19 사태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 실전 모의고사와 합격 전략 설명회 등 에듀윌의 주요 콘텐츠를 비대면으로 전환했고, 오프라인 강의에도 온라인 프로그램을 도입해 수험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올해 주제를 ‘합격’으로 정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취업난으로 고통받는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다. “요즘 세대는 합격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슨 생각을 떠올릴지 궁금했어요. ‘에듀윌은 합격이다’가 에듀윌의 브랜드 메시지기도 하고요. 무엇보다도 어려움을 겪는 청춘들에게 ‘열정을 갖고 노력하는 당신들의 삶의 자세는 이미 합격에 가깝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젊은이들이 합격을 주제로 한 영상을 만들면서 스스로를 격려하고 칭찬했으면 했습니다.”박 대표는 출품작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한 번, 수준 높은 표현방법에 또 한 번 놀랐다”며 “코로나19 이후 대외활동 기회가 줄면서 젊은이들이 역량을 발휘하고 도전할 곳이 많이 줄었는데,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다양하게 만들어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박 대표는 “젊은 층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교육 혁신을 거듭하고 사회공헌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나가겠다”며 이렇게 강조했다.“우수한 교육 콘텐츠를 발굴해 누적 300만 명 이상의 선택을 받았고, 합격자 수 1위 기업으로 세 번 공식 인증을 받는 등 성과를 달성해왔습니다. 검정고시 수강 지원과 장학재단, 사랑의 쌀 나눔 등 지난 10년간 해온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나가 ‘믿고 보는 에듀윌’이란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할 것입니다.”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에듀윌 29초 영화제’ 수상작 중엔 기발한 아이디어와 독특한 연출 기법을 내세워 도전과 합격의 순간을 그린 작품이 많았다. 공부할 때 친구들 간에 펼쳐지는 치열한 눈치 싸움, 변화하는 주변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자기만의 길을 가는 인내심과 의지 등을 재밌게 표현했다.장려상을 받은 박윤창 감독의 ‘라이벌(승부욕은 합격이다)’은 친구 사이에 나타나는 미묘한 경쟁 심리를 유쾌하게 그렸다. 공부를 하던 남성 앞으로 친구가 다가와 이렇게 말한다. “나 어제 공부 하나도 못했는데 어떡하냐.” 그러자 남성은 “나도”라고 한다. 친구가 “나 어제 진짜 일찍 잠들었어”라고 하자 남성은 곧장 “나도 유튜브 보느라고”하며 받아친다. 친구는 다시 “그래도 넌 지금 책이라도 보네”라고 하자 남성은 “만화책인데”라며 부인한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도 주변엔 ‘하나도 안 했다’고 말하기도 하는 점을 잘 포착해 라이벌 관계인 친구들의 대화로 재밌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도전상을 수상한 전재영 감독의 ‘어떤 말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 자존감은 합격이다’(사진)도 두 친구 사이의 대화로 수험생의 인내심을 잘 표현해냈다. 한 여성이 공무원 시험을 앞두고 공부하고 있는데 친구가 찾아와 “나 S전자 취업했다”고 말한다. 여성은 담담한 표정으로 축하 인사를 건네며 성적을 매긴다. 이때 성적은 60점. 취업한 친구는 또 찾아와 명품 백을 자랑하고, 결혼도 자랑한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화려해지는 친구와 달리 여성의 모습은 초라해진다. 시험을 앞두고선 다크서클이 눈 밑으로 내려오고 머리도 한껏 헝클어져 있다.하지만 그때마다 시험 성적은 조금씩 올라가 90점에 이른다. 그리고 친구가 또 찾아와 “뭐해?”라고 묻는데 여성은 평소와 달리 책상이 아니라 옷장 앞에 서 있다. 여성은 환히 웃으며 말한다. “나? 출근 준비.” 친구들에 비해 출발이 늦다 해도 좌절하거나 자학하지 않고 노력해 마침내 시험에 합격한 것이다. 작품은 대조되는 상황과 수험생의 의지를 효과적으로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이 밖에 구자명 감독의 ‘합격할 수 있을까’, 박경륜 감독의 ‘주인님 합격이다’는 장려상을 차지했다. 이민송 감독의 ‘최고의 준비가 최선의 합격이다’, 이수민 감독의 ‘마음은 합격이다’, 최옥환 감독의 ‘보여지지 않는 노력도 합격이다’는 도전상을 받았다.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