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도 요양 병원·시설 '대면 면회' 순차적 재개
1년여 만에 다시 잡는 아버지의 손…백신 접종 완료자 부자상봉

아들이 어색하게 아버지의 손을 붙잡았다.

뇌출혈의 후유증으로 말을 잃어 '우리 아들'이라고 말을 입 밖에 내지 못하는 아버지는 두 눈에 흐르는 눈물로 아들의 이름을 대신 불렀다.

광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의 요양병원·시설 대면 면회가 1일 재개됐다.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은 이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지 2주 지난 환자가 10여명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전날 밤늦게까지 보호자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내일부터 대면 면회가 가능해요.

시간 되시면 어르신들 뵈러 오세요.

"
김모(32)씨는 병원 측의 안내 전화를 받고 이날 일찍 바쁜 일을 미루고 집을 나섰다.

아버지와 아픈 아버지를 병간호하느라 함께 병원에서 나오지 못하고 1년 3개월여간 지낸 부모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 제일 먼저 병원을 방문해 면회에 응했다.

병원 측은 그동안 비대면 면회를 진행하던 장소의 칸막이를 허물고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를 놓아 급하게 '대면 면회' 장소를 만들었다.

그곳에 나란히 앉은 아버지와 아들은 1년 3개월 만에 다시 손을 잡고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하고 한참을 서로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봤다.

1년여 만에 다시 잡는 아버지의 손…백신 접종 완료자 부자상봉

5년 전 뇌출혈로 쓰러진 후 후유증으로 말을 못 하는 아버지는 손을 맞잡은 아들의 체온을 느끼고 두 눈에서 눈물을 흘렸다.

아들은 "아버지 손을 잡으니 찌릿찌릿하고, 뭉클하게 감정 북받친다"고 말했다.

3살, 6살 손녀들도 할아버지를 보고 싶어한다는 말에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리움을 눈빛으로 표현했다.

아버지와 함께 병원 생활을 장기간 이어가던 어머니는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병원 내부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병원 밖 외출이 제한되고, 면회 제한으로 비대면 면회만 가능했던 상황이 1년이 넘게 이어지면서 모두가 지쳐갔다.

1·2차 AZ 백신을 접종받을 때만 해도 바깥에는 여전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 소식을 전해 듣고 '상황이 좋아질까'하는 의구심도 들었었다.

그러나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 다시 가족을 직접 볼 기회가 생기는 등 희미해져 가던 일상이 회복할 조짐이 보이자 가족들은 다시 '희망'을 품게 됐다.

아들 김씨는 아버지의 얼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두 손으로 닦아주며 "아버지 운동도 열심히 하셔서 건강 회복하셔야 합니다"며 "그래야 손녀들과 함께 바깥나들이도 가고 오래오래 함께 사실 수 있죠"라고 당부했다.

1년여 만에 다시 잡는 아버지의 손…백신 접종 완료자 부자상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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