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작가·환경운동가 "코로나19 대응하듯 기후변화 대응해야"
내일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물 세션에서 연설 예정
마그나손 "우리아이들, 기후변화의 모든영향 체험하는 세대될것"
"오늘날 태어난 아이들은 우리가 자초한 기후변화의 모든 영향을 체험하는 세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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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은 30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 전 세계가 좀더 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슬란드는 '빙하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많은 빙하를 자랑하는 나라지만 심각한 지구온난화로 사라져가는 '빙하의 장례식'을 치를 만큼 기후변화의 직격타를 맞고 있다.

2019년 8월 장례식 당시 '미래로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추모비 문구를 쓴 마그나손은 아이들을 위해 더는 지구를 파괴하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마그나손은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너무 많은 이산화탄소가 기후 위기를 초래했다"며 "인류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와 비교하면 화산폭발조차 그 영향이 미미하게 느껴질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있다"며 "현 40∼50대의 청년기에는 탄소를 대량으로 배출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성공의 상징이었으나 이제 그 탄소는 오늘날의 20대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마그나손은 그동안 기후변화를 단순히 과학적인 측면이 아닌 신화적이고 인문학적인 측면에서 다루며 그 현상과 영향을 마치 이야기하듯 대중에게 전달해왔다.

그는 "과학과 각종 도표들은 뇌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며 "나는 가족과 달라이 라마 등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훌륭한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그들의 연구 데이터를 책을 통해 마음과 연결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지난해 '시간과 물에 대하여'라는 책으로 나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 27개국에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마그나손 "우리아이들, 기후변화의 모든영향 체험하는 세대될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또한 기후변화와 연관이 있다고 마그나손은 주장한다.

마그나손은 "코로나19의 발생이 지구에 지나친 스트레스를 가한 결과라는 과학자들의 의견도 있다"며 "코로나19는 기후변화 관련 논쟁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기후문제로 파업당하고 코로나19 때문에 인생의 황금기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밀레니엄 세대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마그나손은 "밀레니엄 세대는 '앞선 세대들을 위해 학업, 영화관람, 생일파티를 포기하고 희생했다.

이제 우리의 미래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사회 시스템 전반이 변화했는데 이러한 대응 방식을 기후변화에도 적용하길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 스스로가 기후 위기에 대응할 때 조부모와 포옹하고, 학교에 가고 파티와 영화 관람을 즐기는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개인, 부모, 롤모델, 유권자, 정치인 및 의원, 사업가 혹은 기업으로서 모든 차원에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는 지난 20세기의 유산 전체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만큼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꼭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며 "아직 최악의 상황에 다다른 것은 아니며 상황은 창의적이고 의미 있게 변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그나손은 특히 기후위기를 미래세대가 짊어지게 놔두지 않고 이를 초래한 현 세대가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사랑하는 누군가가 아직 살아있을 때 계산을 시작해야 한다.

날짜와 기후 예측을 주시하고, 관심을 기울이며 행동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이런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존재는 후대에 다소 가혹한 판단을 받게 될 것이다.

저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과거를 회상하며 자부심을 느끼는 삶을 살고 싶다"고 희망했다.

마그나손은 사회의 중심 가치가 경제 발전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전환되는 시기를 겪고 있는 한국에 대해서도 "자연과 함께 살았던 조상들의 경험을 돌이켜보라"고 당부했다.

그는 "한국은 사물의 디자인 및 제작에 있어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국가로, 청정 에너지 및 탄소 제거 등에 노력을 기울이면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할머니 세대가 자연과 조화를 어떻게 이루며 살았는지 떠올려 얻은 교훈을 통해 그 시대와 다시 연결하고, 지구를 훼손하지 않고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는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그나손은 31일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의 물 세션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 스마트 물관리'를 주제로 탄소중립을 위한 혁신적 물관리 기술 및 거버넌스 활용 방안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