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폭행 말리지 않은 친모는 징역 4년에 법정구속
재판부 "죄질 매우 나쁘고 비난 가능성 높아 엄벌 필요"

생후 1개월도 안 된 동거녀의 아들이 시끄럽게 운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때려 숨지게 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살해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치사죄가 아닌 살인죄를 인정했다.

동거남의 폭행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20대 친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다가 징역 4년의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 됐다.

"시끄럽게 운다" 동거녀 영아 때려 숨지게 한 20대 징역 12년

30일 판결문에 따르면 A(23)씨와 B(24)씨는 지난해 4월부터 교제했으며 당시 B씨는 임신한 상태였다.

전 남자친구와 사이의 아이였다.

아기가 태어나면 입양 보내기로 하고 경기 포천시 내 원룸에서 동거했다.

지난해 11월 29일 C군이 태어난 뒤 산후조리원에 있으면서 직원에게 "아기에게 심장 잡음이 있는데 초음파 검사가 완료돼야 입양기관에 인계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일단 데리고 있기로 했다.

선천적 기형이나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들은 그해 12월 7일부터 원룸에서 함께 생활했고, A씨는 직장에 다녔다.

A씨는 함께 생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2월 19일 C군에게 손을 대기 시작했다.

자신의 손바닥보다 작은 C군의 머리를 주로 때렸다.

단지 시끄럽게 운다는 게 폭행 이유였다.

12월 22일부터는 매일 때렸다.

B씨가 "왜 이렇게 세게 때리냐"고 하자 A씨는 "입양 보낼 건데 정 주지 말라"며 계속 때렸다.

C군의 이마에 멍 자국이 보이자 이를 피해 때리기도 했다.

B씨는 12월 27일 오후 2시 40분께 C군이 숨을 헐떡거리다가 몰아 쉬는 등 호흡이 불안정한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도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A씨의 학대 사실이 발각될까 봐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30분 뒤 분유를 먹이려는데 C군이 숨을 쉬지 않자 그제야 119에 신고했다.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C군은 뇌사 상태였고 다음날인 28일 결국 숨을 거뒀다.

태어난 지 29일 만이며 당시 C군의 키는 46㎝, 몸무게는 4.23㎏에 불과했다.

눈썹 윗부분과 이마 양쪽에 심한 멍 자국이 발견됐다.

"시끄럽게 운다" 동거녀 영아 때려 숨지게 한 20대 징역 12년

아동학대를 의심한 병원 측의 신고로 이들은 경찰 조사를 받았고 C군에 대한 부검도 진행됐다.

수사가 시작되자 A씨는 참고인으로 출석해 "B씨가 C군에게 분유를 먹인 뒤 눕히려다가 떨어뜨렸다"고 거짓말했다.

부검을 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치명적인 머리 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냈다.

일주일가량 지난 출혈과 최근 발생한 급성 출혈이 보이는 등 학대로 인한 머리 손상으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결국 A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됐고 B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법정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살해 고의는 없었고 사망 가능성도 예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문세 부장판사)는 지난 27일 피고인 A씨에게 징역 12년을, 피고인 B씨에게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A씨에게 7년간, B씨에게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하고 B씨는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을 40시간 이수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A 피고인은 범행 동기와 경위, 수법 등에 비추어 볼 때 죄질이 매우 나쁘고 비난 가능성도 높다"며 "폭행의 정도를 축소, 책임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등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B 피고인은 피해자의 친모로서 양육·보호해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는데도 위험한 상태에 놓인 피해자를 적절하게 조치하지 않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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