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한 부부가 '옆 테이블에 손님이 앉아 불쾌했다'며 손님으로부터 도 넘은 항의를 받고 있다며 공개한 CCTV와 문자메시지 /사진=보배드림
경기도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한 부부가 '옆 테이블에 손님이 앉아 불쾌했다'며 손님으로부터 도 넘은 항의를 받고 있다며 공개한 CCTV와 문자메시지 /사진=보배드림
"고깃값 보내라. 다시 가서 먹을 테니까", "내 돈 내고 먹는데 기분이 나빴다", "XX 내가 언제 협박했어. 너 나랑 싸워보자는 거냐", "너희 업소는 300만원 내고 끝내"

경기도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부부가 옆 테이블에 다른 손님이 앉아 불쾌했다며 한 모녀 손님으로부터 위와 같은 항의를 받고 있다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음식 다 먹고 나간 다음 환불해달라고 협박하니 황당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식당을 운영 중인 부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 A씨는 "코로나19로 힘이 들지만 나름 법과 원칙을 지켜가면서 5인 이상은 하루에도 몇 번씩 입장을 제한하며 힘들게 장사하고 있다"면서 최근 한 모녀 손님으로부터 받은 항의 내용을 공개했다.

A씨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가게에는 각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설치돼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손님이 없는 시간엔 팀별로 한 칸씩 떨어져 앉게끔 했다. 하지만 최근 먼저 식사 중이던 모녀 손님의 옆 자리에 단골 손님이 착석했다. 이에 모녀는 식사를 모두 마치고 계산을 하러 가면서 불만을 드러냈다고.

바로 옆 테이블에 손님이 앉게 된 상황이라면 중간에라도 자리를 변경해줬어야 한다는 게 모녀의 주장이었다. 모녀 중 엄마인 B씨는 가게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A씨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가게 측은 손님이 해당 좌석에 착석하게 된 상황과 이유를 설명했지만 B씨는 내내 고성을 지르며 폭언을 이어갔다. 그는 "고깃값을 보내라. 다시 가서 먹게"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모녀 중 딸은 가게와의 두 번째 전화 통화에서 "우리에게 등받이석을 한 칸씩 띄우라고 안내했던 것처럼 그 분들에게도 동일하게 안내를 한 것인지, 다른 자리가 있으니 다시 안내를 하는 식으로 평등하게 해야하는 것이 아닌지를 물어봤더니 한 직원이 '자주오는 분들이라 그분들 자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단골이라서 해당 자리를 안내한 것이 아닌, 허리가 불편한 손님임을 알기 때문에 손님이 등받이석을 선택한 걸 보고 따로 제지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또 모녀는 A씨가 카운터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응대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우리는 방역수칙을 어기지도 않았고, 상시 마스크를 쓰고 있으며, 매일 자체 방역 소독도 하고, 5인 이상은 안 받는 가게로 벌써 소문까지 나 있는 매장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방역수칙을 어기지도 않았는데 '손님이 신고를 하면 걸린다', '12시간 후 쯤부터 배가 아플 것 같다'는 등의 말도 안 되는 협박 아닌 협박을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모녀를 응대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CCTV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 A씨는 이들과 나눈 문자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응대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모녀의 주장에 A씨는 '마스크 잘 썼다. 손님이 안 쓰셨다. 허위사실로 협박하지 말라'면서 CCTV 영상을 전달했다.

그러자 모녀 측은 '내가 언제 협박했어 XX. 너 나랑 싸워보자는 거냐', '너희 같이 가난한 XX들을 협박하면 대체 얼마줄 건데', '난 10만원 내면 되니까 너희 업소는 300만원 내고 끝내' 등의 답장을 보냈다.

이후 모녀 중 딸이 매장에 영수증을 재출력해달라고 요청 전화를 걸면서 또 한 차례 갈등이 불거졌다. 손님은 "영수증을 안 받아왔는데 안 되겠다. 벌점을 남겨야 할 것 같아서 재출력하려고 한다"면서 영수증을 찍어 이미지 파일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A씨는 "손님이 버리시지 않았냐"며 매장으로 직접 와서 영수증을 받아가라고 응대, 양측은 또 다시 언쟁을 벌였다.

A씨는 "이 사건으로 인해 와이프는 이틀 동안 잠도 못 자고 어제는 손발이 너무 떨려서 근처 정신과도 가서 약 처방받고 상담 받았다"면서 이들의 계속된 통화 제안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