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변호사' 해명 뒤집혀…警 진상조사단 수사 박차
이용구 '공수처장 거론' 알았던 경찰…짙어진 봐주기 의혹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내사 종결 처리한 서울 서초경찰서가 사건 발생 직후 이 차관이 유력 인사임을 인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수사 외압 외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초경찰서는 당시 이 차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 인사임을 인지하고 내사 종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부실수사 의혹을 조사 중인 서울경찰청 청문·수사 합동 진상조사단(진상조사단)은 지난해 11월 당시 서초서 간부 등 관계자들 PC와 휴대전화 등의 포렌식을 통해 이 차관이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던 사실이 이들 사이에서 공유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경찰은 서초서가 이 차관을 조사할 당시 범한 변호사로만 알고 있었고, 법조단지가 위치한 서초동을 관할하는 이 경찰서에 접수되는 수많은 변호사 관련 사건 중 하나로 처리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경찰 자체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정황이 드러나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다수의 서초서 간부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기사 검색 등을 통해 당시 이 차관이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언급된다는 사실을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해 4월 이 차관이 법무부 법무실장에서 사의를 밝힌 뒤 하마평에 오른 사실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만큼, 이 차관에 대한 정보 수집은 단순히 사건 당사자 관련 정보를 파악하는 차원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차관이 '일개 변호사'가 아닌 차관급인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 인사임을 당시 서초서가 인지한 것으로 밝혀진 만큼, 사건이 단순 폭행으로 내사 종결되는 데 외압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다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진상조사단은 향후 외압 의혹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 1월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단장으로 꾸려진 진상조사단은 현재까지 피해 택시 기사와 택시 블랙박스 영상을 복구한 업체 관계자를 만나 조사하고 담당 수사관 A경사를 비롯한 4명을 입건했다.

아울러 이 차관을 비롯해 당시 수사팀과 보고라인 등 관계자들의 통화내역 7천여건을 확보해 분석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다.

이 차관은 취임 전인 지난해 11월 6일 술에 취해 택시를 탔다가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 도착해 자신을 깨우는 택시기사의 멱살을 잡았다가 신고됐으나, 경찰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을 들어 이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같은 달 12일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 차관이 취임한 후 폭행 사건이 뒤늦게 공론화되자 경찰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반의사불벌죄인 형법상 폭행 혐의를 적용해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도 시민단체의 고발로 이 사건 재수사에 나서 이 차관을 최근 불러 조사하며 내사 종결 과정에서 직무유기 등 혐의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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