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 재발 방지" 숨진 쿠팡 노동자 유족 광주서 기자회견
경북 칠곡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한 뒤 숨진 고(故) 장덕준 씨의 가족이 광주를 방문해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와 장씨 유가족은 25일 광주 광산구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전국 순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쿠팡은 근로복지공단의 과로사 판정 전까지 과로사를 아예 인정하지 않았다"며 "산재 청문회를 앞두고 유족과 접촉을 시도하며 물타기를 꾀하더니 청문회가 끝나자 모르쇠로 일관하며 사과도,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쿠팡 물류센터 일이 그렇게 사람 잡는 일인 줄 알았다면 그때 말렸어야 한다는 후회가 밤마다 계속됐다"며 "지금도 그곳에서 일하는 덕준이 친구들을 지켜야 한다는 심정으로 멈추지 않고 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한 이들은 "쿠팡은 일용직 중심의 고용을 정규직 중심으로 바꾸고, 야간 노동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야간 노동자에게 충분한 휴게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고 냉난방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를 향해서도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기업이 성장만 한들 무슨 소용이냐"며 "쿠팡이 만들어 내는 질 낮은 일자리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쿠팡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법을 우회하는 쿠팡의 사업 확장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규제하고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씨는 지난해 10월 12일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1년 4개월간 야간 노동을 하다 퇴근 후 자택에서 쓰러져 숨졌다.

쿠팡 측은 과로사가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월 과로로 인한 산재를 인정했다.

장씨 유가족은 이달 13일부터 전국 순회 투쟁에 나서 대구를 시작으로 부산과 경남을 거쳐 광주를 찾았다.

이후엔 전주, 충남, 충북, 경기, 인천을 순회한 뒤 내달 17일 서울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