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7만 명에 이어 이달에도 벌써 75만7천720명 제주 찾아
5월 감염경로 불분명 사례 32건으로, 입도객 증가에 따른 불안감↑

'배려하는 착한 여행, 마스크 착용부터'
100만 인파 몰리는 제주…턱스크·거리두기 실종에 '조마조마'
22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안내하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고개를 돌려 해수욕장을 얼핏 바라보니,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을 준수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모래사장에 발을 딛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관광객이 하나둘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모래사장에 앉아 주말을 즐기던 피서객은 뜨거운 햇볕을 이기지 못하고 마스크를 코 아래로 내렸다 올리기를 반복했다.

해수욕을 즐기는 피서객은 물에 젖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기 힘든지 아예 벗거나 턱 스크롤 했다.

사진을 찍을 때 살짝 내렸던 마스크를 올리지 않은 채 이동하는 관광객도 있었다.

해수욕장 입구 앞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내건 현수막이 무색해지는 풍경이었다.

같은 날 오전 제주시 애월읍 한담해변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해변을 따라 나 있는 좁은 골목이 렌터카로 북적이면서 혼잡한 상황이 연출됐다.

좁은 골목에 관광객과 렌터카가 뒤엉켜 그야말로 '난리통'이었다.

주차 장소가 마땅치 않아 갈 곳을 잃은 차가 중간에 멈춰서자 앞뒤로 경적이 울리면서 가뜩이나 북적거리는 골목이 더욱 정신없게 느껴지기도 했다.

해변과 맞닿은 유명 카페에는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아예 벗어버린 관광객이 서로서로 붙어 앉아있었다.

음료를 마시지 않을 때는 마스크를 다시 착용해야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음식점은 손님으로 자리가 꽉 찼다.

대부분 음식점이 규모가 작은 데 비해, 손님은 많이 몰리면서 서로 간 간격을 유지할 틈이 없어 보였다.

100만 인파 몰리는 제주…턱스크·거리두기 실종에 '조마조마'
유명 카페 앞 대기 줄은 줄어들 기미 없이 계속해서 늘어졌다.

한정된 공간에 긴 줄이 이어지면서, 대기 손님 간 거리두기는 공염불에 그쳤다.

일행이 누군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도민 송모(33)씨는 "최근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많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어딜 가나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릴 줄은 몰랐다"며 "집 밖에 나와 여유를 즐기는 것이 간만인 줄 알아 이해는 가지만, 도민 입장에서는 기본적인 수칙 정도는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관광객 75만7천720명이 입도했다.

하루 평균 3만6천 명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찾은 셈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8만7천19명과 비교했을 때 55.6% 늘어난 규모다.

도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지난달 107명에 이어 이달에도 입도 관광객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사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입도객 증가가 이 같은 상황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점이다.

도에 따르면 이달에만 20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 중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사례는 32건에 달한다.

특히 도는 5월 들어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난 이유 중 하나로 지난달 제주를 찾은 100만 명 넘는 관광객을 꼽고 있다.

지난달 제주지역 전체 확진자 87명 중 62명(71.3%)이 관광객 등 외부 요인에 따른 감염 사례로, 이를 시작으로 이달 지역 내 n차 감염이 확산했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제주는 관광지란 특성상 하루 4만 명 가까운 불특정 다수가 들어와 머무는 기간 많게는 10곳 이상을 방문한다"며 "해외에서도 관광지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빈도가 높게 나타나는 만큼 방역 지침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