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중태에 빠지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접종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초기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경우 최근 접종 후 손발저림, 어지럼증, 몸살기운 등 각종 이상 증세를 공유하는 카페가 생겨나기도 했다.

AZ 백신 불안감 확산에 접종자 정보공유 카페 등장
지난달 말 AZ 백신 1차 접종을 한 일선서 경찰관 A씨(34)는 “접종 2주 후부터 손발이 심하게 저리고 술을 마시면 증상이 심해져 이번주 저녁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며 “걱정되고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사람도 없어 수시로 ‘AZ 부작용’을 검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백신 부작용 후기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도 생겼다. 이달 초 개설된 네이버 카페 ‘아스트라 손발저림’에는 400여 명이 모여 있다. 손발저림은 AZ 접종 후 대표적인 후유증 중 하나로 꼽힌다. 카페에는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저림 증상이 심하다’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 두통, 어지럼증, 체력 저하 등의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하거나 응급실에 다녀왔다는 글도 찾아볼 수 있다. 한 카페 회원은 “접종 후 2주가 다 됐지만 손발 전체가 뻐근하고 터질 것 같은 느낌이 지속돼 너무 힘들다”며 “의료원을 방문해 두 차례 검사를 받아봐도 이상이 없다고 한다”고 글을 남겼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18일 충남 천안의 50대 경찰관은 AZ 백신 접종 9일 만에 발열과 의식장애 등으로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엔 전남의 한 50대 경찰관이 두통, 오한, 다리저림 등 증세를 보이다 숨졌다. 두 경찰관 모두 백신과의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기저질환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AZ 백신 접종자 211만1708명 중 이상반응은 1만8176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일반 이상반응은 1만7586건, 사망 등 중대한 이상반응은 590건으로 조사됐다.

AZ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자 방역당국은 1·2차 때 서로 다른 종류의 백신을 맞는 ‘교차접종’ 연구에 나섰다. 이유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백신접종분석팀장은 20일 브리핑에서 “국립보건연구원에서 국내 AZ 백신 접종자에 대해 화이자 백신 등 교차접종 임상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규모는 400∼500명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1차 때 AZ 백신을 맞은 접종자가 2차 때는 국내에서 허가된 다른 백신을 맞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지금은 국내에서 교차접종이 허용되지 않아 1차 때 AZ 백신을 맞았으면 2차 때도 같은 백신을 맞아야 한다. 독일, 프랑스 등에서는 교차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최다은/이선아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