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대응 무인파괴 방수 탑차 보강, 500t급 소방선 도입 추진도
초고층 건물 관리인 초기 대응 능력 강화 지원하고 제도개선
지난해 수해 때 드러난 119 신고 폭주 대비 신고 접수대 증설
이흥교 부산소방본부장 "원전·대형 선박 사고 대비 강화"
부산 재난 안전 컨트롤 타워인 부산소방재난본부 신임 수장을 맡게 된 이흥교 본부장은 원전·대형 선박 화재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재난에 대비해 장비 확충 등 안전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본부장은 20일 연합뉴스와 취임 인터뷰를 하면서 지역 관련 재난 현안을 원전, 대형 선박, 초고층 건물 화재, 수해 등 4가지 핵심 키워드로 압축했다.

이 본부장은 원전 안전에 큰 관심을 가지고 관련 안전 대책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소규모 원전 사고에 대비한 장비와 물품은 확보되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피해 규모가 커졌을 경우 방사선비상계획구역(21km) 지역 내 소방관서에 원전 대응 소방차량(무인파괴 방수 탑차 등 3종)과 개인장비 등을 추가 보강하기 위해 국비 확보, 소방안전교부세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원전을 전담하는 길천 119지역대와 고리원전 등 유관기관과 정기적인 합동훈련을 하고, 가상훈련이 가능한 지휘역량강화센터(ICTC)를 도입해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흥교 부산소방본부장 "원전·대형 선박 사고 대비 강화"
부산항 대형 선박 화재에 대비한 항만시설 안전 강화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노후 100t급 소방정을 대신해 500t급 최신형 소방선 도입을 추진한다.

올해는 소방선 건조를 위한 선박 설계와 소방선 운용을 위한 접안시설, 청사신축 설계용역을 진행하고 용역 결과에 따라 필요 예산 400억원 가량을 소방청과 협의해 국비로 확보하려고 계획 중이다.

초고층 건물(50층 이상)과 준초고층 건축물(30∼49층)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부산 특성에 맞는 대비책도 구상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앞으로 소화 배관 분리 설치, 창문 등 외기에 닿는 부분에 연소 확대 방지용 헤드 설치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면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제일 중요한 관리인 초기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소방훈련 지원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70m 사다리차를 추가로 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시민 3명이 목숨을 잃은 초량 지하차도 침수사고 때 119 신고 센터 폭주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했다.

이 본부장은 "119안전체험관에 신고 접수대를 8대 증설 중이며 오는 9월이면 설치가 완료되어 사용이 가능해진다"면서 "중·장기사항으로 인근 시도 소방상황실 자동이첩시스템 도입과 지능형 음성인식 분석을 통한 긴급전화 식별, ARS 대기 중 중복전화 우선 처리 등 최신기술 적용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흥교 부산소방본부장 "원전·대형 선박 사고 대비 강화"
각종 지역 재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밝힌 이 본부장은 28년간 기획과 현장을 두루 거친 베테랑으로 평가받는다.

1993년 소방위(소방간부후보생 7기)로 임용돼 소방청 기획조정관·차장을 지냈고, 동해소방서장·강원소방본부장 등을 지내며 강원도 대형산불과 태풍 루사·매미, 구미 불산 사고 누출 현장 등에서 현장을 지휘한 경험이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소방 안전대책 업무를 수행해냈다.

이 본부장은 집안의 어려움 속에서도 학업을 놓지 않으며 사회적 성취를 이뤄낸 모범을 보인다.

조부는 항일 운동 후유증으로, 부친은 6·25 전쟁 참전 후유증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 가세가 기울어 학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본부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중·고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대학은 방송대를 졸업한 뒤 소방에 투신해 워커홀릭으로 불릴 정도로 일해 왔다.

지난달 취임했을 때도 별도 취임식 없이 119안전체험관과 부산진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를 잇달아 방문하며 바로 업무에 들어가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