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美 WRI 주최 기자회견 화상 참여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미국 국제환경연구기관 '세계자원연구소'(WRI)의 내외신 기자회견에 참여해 "대한민국과 미국이 지난 수십 년간 안보 동맹을 구축한 것처럼 배터리, 스마트그리드 SMR(미래형 스마트 원전) 등의 녹색 기술 및 산업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혹은 동맹을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 "한미, 녹색기술·산업 전략적 동맹 제안"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0일 오전(한국시간) 제주도청에서 화상으로 연결해 참여한 WRI 주최 '기후변화 대응 및 협력방안' 기자회견에서 "저탄소 에너지 보급과 그린 모빌리티를 강조하는 제주도의 에너지정책은 좋은 모범"이라고 소개하며 대한민국과 미국이 녹색 기술 및 산업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혹은 동맹을 맺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원 지사는 이날 회견에서 또 "기후 위기의 진정한 피해자인 2030 청년 리더들이 '2050 탄소 중립'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실제 의사결정자가 될 수 있도록 이를 뒷받침하는 플랫폼, 예컨대 '2030 청년 원탁회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2050년 (탄소) 배출량 제로까지 상당히 가파른 감축경로를 따라야 한다"며 "한국이 배출량 정점에서 매년 똑같은 비율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면 2030년에는 2017년 배출량 대비 37.5%를 감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서 2030년까지 석탄발전은 전체 발전량 중 10% 이내, 재생에너지는 40%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기후 위기의 긴급성에 비추어 한국은 이보다 더 강력한 목표를 제시해야지 이런저런 이유로 후퇴된 목표를 제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탄소 없는 섬' 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도내 소비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100%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하기 위해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의 신규등록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국제적인 '탈석탄 동맹'의 회원이기도 하다.

원 지사는 지난달 15일 국회에서 탈석탄을 최우선순위 목표로 설정하고 석탄 금융을 중단할 것, 재생에너지와 미래형 스마트 원전의 조화, 한·미·중·일 기후 에너지 국가 정상급 협의체 구축,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 운영, 2030 미래세대의 기후 에너지 정책 결정 참여 보장 등을 주장한 바 있다.

이날 WRI 주최 기자회견에는 또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와 헬렌 마운트포드 WRI 부대표, 20대 청년 대표인 강은빈 씨 등이 화상으로 참여했다.

제주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및 한미 정상회담, 'P4G 서울 정상회의 비즈니스 포럼'을 앞두고 WRI가 대한민국 정부의 더욱 강력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이번 기자회견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P4G는 '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의 약자로,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달성하려는 글로벌 민관 협의체다.

P4G 서울 정상회의는 30∼31일 개최가 예정돼 있다.

WRI는 기후변화, 에너지, 산림, 식량, 해양 등 이슈에 대한 시각을 제시하는 국제환경연구기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