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

뇌종양 등 희귀질환
세포치료제 신약개발 '가속'

전세계 71개 메디컬 센터
美 텍사스에 생산시설 구축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로
'바이오 플랫폼 허브' 도전
'세포치료제 강자' 차바이오텍…"글로벌 CDMO 기업으로 도약"

차바이오텍이 ‘바이오 원년’을 선언한 것은 2015년이었다. 광학사업부를 인적 분할하고 사명을 차바이오앤디오스텍에서 차바이오텍으로 바꿨다. 세포치료제 분야에 ‘올인’하겠다는 다짐이었다. 6년이 지난 지금, 차바이오텍은 NK세포 치료제 분야 대표주자로 꼽힌다. 인체의 면역을 담당하는 NK세포는 기존 세포치료제의 주류인 T세포보다 부작용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약한 세포 증식력이 걸림돌이지만 고활성 NK세포를 대규모로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차바이오텍은 최근 세포치료제를 넘어 유전자 치료제 영역도 넘보고 있다. 7개 국가, 71개 메디컬 센터로 이뤄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적 세포·유전자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사진)가 전하는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싣는다.

▷차바이오텍 NK세포 기술의 강점은.

NK세포는 사람 몸 안에 있는 가장 강력한 면역세포다. NK세포 치료제를 만들려면 환자의 혈액에서 세포를 추출해 체외에서 증식시켜야 한다. 하지만 기존 T세포보다 세포 증식력이나 생존력이 약해 쉽게 도전하지 못했다. 차바이오텍은 NK세포의 증식력을 약 2000배 높이고, 세포 활성도를 5~10% 수준에서 90%까지 향상시키는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NK세포 기반의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CBT101’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악성 신경교종(뇌종양)에 대해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최근 퇴행성 허리디스크 세포치료제 2상에도 돌입했는데.

현재 개발 중인 퇴행성 허리디스크 세포치료제는 탯줄에서 채취할 수 있는 중간엽줄기세포를 활용한 ‘코드스템-DD’다. 조직 재생 및 염증 완화 효과를 낸다. 개발 과정에서 차바이오텍만의 줄기세포 대량 배양·동결 기술을 활용해 세포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대폭 늘렸다. 비동결 제품에 비해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상업화 가능성이 높다. 최근 임상 1상을 완료했고, 2~3상을 거쳐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술 수출과 해외 임상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다른 세포치료제 개발 상황은.

파킨슨병, 골형성부전증 같은 희귀질환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파킨슨병 치료제는 태아의 중뇌에서 유래한 신경 전구세포(세포 형태 및 기능을 갖추기 전 단계의 세포)를 활용한다. 차바이오텍은 신경 전구세포를 도파민성 신경세포로 분화하도록 유도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는 물론 미국 시장을 겨냥해 전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별한 원인 없이 뼈가 쉽게 부러지는 선천성 골형성부전증 환자를 위해서는 태아조직에서 유래한 골분화 세포주(생체 밖에서 계속적으로 배양이 가능한 세포 집합)를 새롭게 구축했다. 이 밖에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텔라스와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한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아스텔라스가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국내 독점 개발 및 사업권을 갖고 있다.

▷세포치료제 외에 준비하는 게 있나.

유전자 치료제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의 첫 단계는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가 무엇인지 규명하는 것이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말 유전체 진단 사업을 시작했다. 특이 유전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인공지능(AI) 기반으로 분석한다. 이를 기반으로 유전자 치료제 신약을 개발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낼 예정이다.

▷글로벌 외형 확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데.

7개국에 71개 메디컬 센터를 두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할리우드 차병원이 대표적이다. 2005년 인수해 16년간 운영하고 있는데, 인수 전보다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은 3배 불었다. 2016년부터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암병원, 정형외과, 산부외과 등 46개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SMG그룹에 지분을 투자했고, 2018년 최대주주가 됐다. 이외에도 글로벌 임상시험 수탁기관인 파렉셀과 함께 글로벌 임상센터를 운영해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는 다양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중장기 목표는.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 유럽, 아시아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지난해 8월 CDMO 사업과 세포 유전자 치료제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세 가지 허가를 모두 취득했다. 올 2월부터 미국 텍사스에 글로벌 우수의약품 품질관리 기준(cGMP) 시설을 짓기 시작했다. 차세대 항암제의 핵심 물질로 꼽히는 바이러스 벡터를 생산하는 설비가 들어설 예정이다. 론자, 베링거인겔하임, 후지필름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전문인력도 영입했다. 2024년 완공 예공인 제2판교테크노밸리 GMP 시설과 연계해 글로벌 CDMO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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